최근의 부동산경기 침체, 특히 지방의 주택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양상이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12일 국무총리실과 재경부, 건교부 등에 제출한 '부동산경기 회생 대책' 건의문을 통해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주택전매제한 기간 단축 △주택대출 규제 완화 △장기주택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특별공제 확대 △미분양주택 구매시 세제지원 확대 △주택사업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 감면 등 10대 정책과제를 건의했다.
대한상의는 "올해 들어 9월까지 지방 미분양주택 물량은 8만9천여 가구로 지난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의 평균 미분양주택수보다 2배가량 많은 수준"이라면서 "이로 인해 지방 건설업체는 물론 지방경제 전반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11월 현재 전국 건설업체 부도수는 109개사에 달했고 이 가운데 63%인 69개가 지방소재 중견.중소기업이라고 상의는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건설업체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금융권에서 차입한 대출금의 연체율이 지난해 12월 9.6%에서 금년 6월에는 13.0%로 크게 증가하는 등 건설업체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우리경제의 신용경색 위험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의는 지방 부동산경기의 침체는 주택전매제한, 금융대출규제 강화, 양도세 강화 등 일련의 부동산 안정대책이 초래한 역작용의 성격이 강하며 전반적인 지방경제의 침체,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 건설업체의 공급물량 증대에도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죽어가는 지방 건설경기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금융규제 완화와 세제지원을 통한 수요진작, 건설업체에 대한 세제지원, 불합리하거나 과도한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상의는 주장했다.
상의는 특히 "현재 최장 10년(지방은 5년)으로 규정된 주택전매제한 규정은 통상 한 주택에서 거주하는 기간이 4-5년이고 30, 40대의 경우 이보다 더 짧은 우리의 라이프 사이클을 감안할 때 적합하지 않다"면서 "전매제한 기간을 폐지하거나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의는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가격과 연간소득의 40-60% 이내에서만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대출규제 조치는 투기와 상관없는 지방 주택거래를 위축시키며 특히 수도권과는 달리 신규 구입보다는 큰 집으로의 교체수요가 많은 지방의 주택구매를 어렵게 만든다"면서 주택관련 대출규제의 완화를 촉구했다.
상의는 이와 함께 수요촉진을 위해 구매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고가주택 장기보유자의 매각시 양도차익 공제율 확대와 함께 미분양주택 구입시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를 배제하고 양도세가 면제되는 기간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며 미분양주택 구입을 위한 차입금 이자는 소득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분양 누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주택사업용 토지에 대해서는 종부세를 감면해주고 분양목적으로 취득한 주택에 한해 취.등록세를 감면해주며 건설임대업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감면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상의는 지적했다.
상의는 이밖에 현행 6억원인 고가주택의 기준은 1999년 9월 조정된 이후의 주택가격과 전반적인 물가의 상승을 감안해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의 관계자는 "정부가 지방 미분양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 올 들어 몇 차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했으나 침체된 지역의 주택시장을 회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지방 부동산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전매제한 및 금융대출 규제완화와 함께 주택구매자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주택건설업체에 대한 지원강화 등의 정책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