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HSBC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금융감독당국에 인가를 신청했다.
금융감독위원회 홍영만 홍보관리관은 2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HSBC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17일 외환은행 주식의 한도 초과 보유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 지분을 10%(비금융주력자는 4%) 이상 취득할 경우 금감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홍 관리관은 "금감위는 관련 법령상 요건과 현재 진행 중인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재판을 고려해 승인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는 인수 승인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가는 HSBC은행이 내년 1월 말까지 금융감독당국에 외환은행 인수를 신청하고 같은 해 4월 말까지 승인받는 조건으로 론스타와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이런 입장 표명이 HSBC와 론스타 간에 체결된 지분 매각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에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속적으로 천명하고 있는 데도 인가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미뤄볼 때 이전의 싱가포르개발은행(DBS)처럼 계약 마감 시간에 몰리자 무리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중인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결과 발표가 내년으로 미뤄지고 있어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HSBC의 외환은행 인수 계약이 배타적 협상권 기한 소멸로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홍 관리관은 최근 검찰이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130개 의심계좌를 조사하고 있는 데 대해 "현행법상 금융당국은 해당 금융기관을 포괄적으로 조사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