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행사장서 김진홍 목사와 비공식 면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2일 당선후 첫 주말을 맞아 서울 시내에서 지인들과 운동을 즐기는 등 꿀맛같은 휴식을 취했다.
전날 오후부터 공식일정을 잡지않고 청와대 인근 '안가'(安家)에서 정국구상을 겸한 2박3일간의 휴가에 들어간 이 당선자는 이날 오후 안가내 테니스코트에서 자문단 및 일부 측근들과 자신의 취미이자 특기인 테니스를 쳤다.
이 당선자는 전날 밤에는 부인 김윤옥 여사와 세 딸(주연, 승연, 수연씨) 내외, 외아들 시형씨, 손자 등 가족들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권 인수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구상도 차분히 가다듬었다고 한다.
그는 이날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어 5시간30분 정도 숙면을 취했다. 오전 5시에 잠시 일어나 조간 신문을 읽어본 뒤 다시 잠자리에 들어 오전 7시까지 1시간 30분 정도를 더 잤다고 한다.
이 당선자가 주말을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온전히 보내는 것은 지난해 6월 서울시장직을 퇴임하고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이후 약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라는게 측근들의 설명.
당초 그는 경남 남해로 휴가를 떠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보안이 지켜지지 않아 취소하고 서울에 머물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이 당선자는 회색 트레이닝복에 검은색 조끼를 입고 베이지색 모자를 쓴 채 밝고 즐거운 표정으로 5시간 가량 파트너를 바꿔가며 복식 경기를 했다.
그는 단세트로 치른 첫 경기에서 측근인 박형준 대변인과 짝을 이뤄 자문교수단 복식조를 게임스코어 6-3으로 가뿐히 물리친 뒤 박 대변인과 '하이 파이브'를 하며 "좋았어"를 연발했다. 30년이 넘는 구력을 자랑하는 그는 60대 중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수준급의 스트로크와 발리 솜씨를 선보였다.
이 당선자는 잠시 쉬는 동안 기자들과 만나서도 테니스 얘기로 꽃을 피우며 변함없는 '테니스 사랑'을 과시했다.
그는 "(경선 때 테니스 치러) 한 번 갔는데 그 이후로 오늘 처음 친 것"이라며 "이제 일주일에 한 번씩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옛날엔 70~80년대 세계에서 테니스 라켓 들고 공항에 가면 프리 패스(free pass:무사 통과)였다. 신사들의 스포츠이니까"라고 말한 뒤 지난해 3월 불거진 '황제 테니스' 논란을 거론했다.
그는 "내가 서울시에 있을 때 '황제 테니스'라고 해서 정동영 후보가 검찰에 고발을 했다. 5월31일 지방선거가 있었는데 그걸 노린 선거용이었다"면서 "물론 무혐의가 나왔다. 상식에 안 맞는 고발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성탄절인 25일까지 휴식을 겸한 정국 구상을 통해 인수위 구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26일께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가족들과 함께 모여 밥도 먹고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메리 크리스마스' 해야지"라고도 했다.
다만 그는 언론에서 인수위원장 인선 및 인수위 구성에 대해 갖가지 추측 보도가 난무하고 있는데 대해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는 전날까지 언론에서 거론된 인수위원장 후보군에 모두 부정적 입장을 밝혔음을 털어놓은 뒤 '인수위원장으로 마음에 두는 분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마음에 두는 사람은 우리 마누라"라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이 자리에는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비서실 부실장, 박형준, 나경원 대변인 등 측근들과 국제정책연구원(GSI) 유우익 원장과 김영우 정책국장, 바른정책연구원(BPI) 백용호 원장 등 자문교수진 및 전직 테니스 선수들이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 당선자는 이날 저녁 홍제동 한 호텔에서 열리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주최 '이명박 당선자 당선 축하연 및 송년회' 행사장에 들러, 행사 직전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를 별도로 만나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으며 이날 만남도 비공식적 일정으로 진행돼 취재기자 등 외부인 참석은 차단됐다.
이 당선자는 이어 손녀의 돌잔치에 참석해 온 가족이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냈으며, 23일 오전에는 강남의 한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