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에 따라 최근 공정거래법상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가 검토되는 등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완화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한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는 24일 논평을 통해 "최근 삼성그룹의 비자금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경영권 세습과 지배권 확장을 위한 재벌총수일가의 초법적인 행태가 여전한 가운데 재벌규제의 상징적인 수단인 출자총액제한제도가 대안없이 폐지된다면 생산적인 투자활성화는커녕 총수일가의 불법행위 위험과 재벌그룹으로의 경제력 집중현상만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연대는 "공정거래법상의 출총제와 같은 사전적 규제를 완화 내지 폐지한다면 이중대표소송제도 및 회사기회 유용 금지 등 상법상 사후적 규율체계의 보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기업집단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등 개별법률 차원의 파편화된 논의구조를 넘어 '기업집단법'(가칭) 제정과 같은 전체적인 차원에서 합리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대는 "이미 정부가 지난 4월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출총제 대상그룹의 범위를 종전의 자산총액 6조원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줄였고, 대상기업도 자산 2조원 이상의 중핵심기업으로 축소하고 출자한도도 25%에서 40%로 완화했다"며 "이 당선자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출총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것은 그동안 출총제가 기업의 투자를 옥죄고 있다는 재계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연대에 따르면 지난 4월 공정거래법 개정결과 출총제 대상 기업은 7개 그룹 소속 25개 기업으로 이 중 출자한도를 초과해 신규출자에 제약을 받는 기업은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 두 곳뿐이다.
연대는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중요한 정책목표임에 틀림없으나 재벌의 경제력집중과 과도한 시장지배력을 견제하는 것 또한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정책과제"라며 "적절한 규제와 규율을 통해 공정한 경쟁질서가 확립될 때 비로소 대·중소기업을 막론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 당선자와 차기 정부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