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은 25일 "부동산제도는 내년 하반기까지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며 부동산 투기심리 차단에 적극 나섰다.
대선이 끝난 후 이 당선자의 부동산 규제완화 기대심리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의 호가가 상승하고 한국경제학회도 "정권 초반 부동산 폭등이 우려된다"고 경고하는 등 부동산시장 전반의 가격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후 기대심리가 부풀어 있는데 모든 정책은 타이밍을 맞추고 지역실정을 살필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 이 당선자의 당면목표인 경제살리기가 안된다. 부동산 투기는 어림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투기업자들이 마치 이 당선자의 공약이 당장 시행될 것처럼 하면서 투기를 통해 이득을 보려는 성향이 있다"며 "내년 하반기까지 부동산 시장의 상황과 지역별 여건 등을 모두 고려해 제도 개편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투기심리를 가진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선자의 정책자문그룹인 바른정책연구원 백용호 원장(이대 교수)은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은 그런 기대와 항상 일치하진 않는다"며 "부동산은 중요한 문제로서 자칫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진 후 각론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측은 정권 출범은 커녕 인수위가 발족되기도 전에 부동산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을 예의주시하면서 이 당선자의 공약이 당장 실행에 옮겨진다는 착시현상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하는 한편 투기억제책 마련에도 신경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1가구1주택 장기보유자, 소득이 없는 노령계층 등 일부 주택보유자에 한해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1가구2주택 이상자에 대해서는 현행 중과세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용적률 완화 역시 강북지역의 주거개선과 교육인프라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고, 강남 재건축 용적률의 경우 향후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하되 용적률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철저한 개발이익 환수를 통해 투기심리를 억제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또 LTV(주택담보인정비율) 40%와 DTI(총부채상환비율) 40% 규제도 부동산 투기를 막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양도소득세는 1가구1주택 장기보유자에 한해 장기특별공제를 늘리거나 연분연승법을 통해 부담을 줄이고 취득.등록세도 통합해 감세하는 방향을 추진하되 이 역시 시장상황과 연계해 점진적으로 검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당선자측은 한반도 대운하 추진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도 "대운하는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고 언제 어느 지역을 개발한다는 계획이 전혀 없는데도 투기가 일어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민들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