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를 청와대 위원회로 둘 수 없다"고 밝히고 "청와대 위원회 형태로 있으면 국민연금의 독립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에는 정치적인 위원회를 둬야 하며 그 수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기금 운용위는 절대적으로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고 전문성도 상당히 중요하며 가입자들의 이익도 반영해야 한다"면서 "기금운용위를 청와대에 두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를 청와대 위원회 형태로 둔다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정부 개정안은 지난 6일 차관회의, 11일 국무회의를 거쳐 21일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애초 정부는 국민연금기금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하면서 기금관리와 운용의 전권을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5명의 민간 금융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 상설 민간기구에 맡기기로 했었다.
현재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돼 있는 기금운용위를 모든 정부부처에서 떼어내 금융통화위원회 형태의 독립기구로 전환한다고 입법예고까지 했었다.
그러나 공청회를 거쳐 법제처에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올리는 과정에서 기금운용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쪽으로 바뀌었다. 또 청와대 위원회의 경우 상임은 공무원만이 가능하다는 관련 규정에 따라 상임위원 2명(위원장과 민간위원)을 두려는 계획도 차질이 생겨 위원 7명 전원을 비상임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운용이 정치적 입김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으나 정부는 거대한 규모의 국민재산에 대한 책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방침을 철회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 법률 개정안이 오는 2월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한나라당이 반대한다면 수정해서 통과되거나 자동 폐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나라당과 협의를 했을 당시에는 기금운용위를 정부로부터 완전히 떼어낸다는 처음 방안이 아직 바뀌지 않았을 때였기 때문에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면서 "그러나 그 이후에 법률안 내용이 수정됐으므로 한나라당이 부정적안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정부안에 반대를 하더라도 추가적인 논의과정에서 정부안이 그대로 관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안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선진 국가자산 운용체계 구축방안'이라는 용역보고서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독립성 확보가 중요한데, 이는 정부로부터 완전히 단절돼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금의 가치제고와 관계없는 정책적.정치적 영향력 행사로부터 독립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KDI는 "기금운용위를 대통령 직속의 독립행정기구로 전환하고 기금운용에 대한 최고의 의사결정기구의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금운용 관련 정부부처는 기금운용위 위원 구성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기금운용정책을 조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