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당시 '금(金) 모으기 운동'을 기점으로 현저히 줄어들었던 국내의 금수요가 지난 2000년 이후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량이 증가하면서 금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50∼70kg규모의 대규모 금괴밀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금년 상반기에는 한·일 월드컵을 대비해 여행자 휴대품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하는 등 공항검색을 강화함에 따라 여행자를 통한 밀수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소형선박을 이용한 특공대식 밀수나 정상화물에 은닉한 밀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처럼 특공대식 밀수나 정상화물 은닉 등의 대규모 밀수가 증가함에 따라 밀수건수당 중량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000년 한해동안 적발된 금괴밀수는 총 18건에 81kg. 그러나 금년 상반기에만 벌써 17건, 188kg의 금괴밀수가 적발돼 중량이 2배 이상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금괴밀수의 건당중량은 2000년 4.5kg에서 2001년 6.4kg로 증가했으며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1.1kg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에는 금괴밀수의 수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특수제작을 통해 얇게 편 금판 16개(시가 2억4천만원)를 수입되는 사진틀 뒷면에 은닉해 밀반입하려던 업체가 적발됐었다. 또 지난 5월에는 금괴를 스테인리스 패널 내부에 은닉(시가 9억원)하거나 워크맨의 배터리 삽입부분에 은닉(시가 1억4천만원)하는 수법 등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에는 소형어선을 이용한 대규모의 금괴밀수가 적발되면서 세관을 긴장시켰다. 소형어선을 이용한 특공대식 밀수는 지난 90년대 초반까지 성행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밀수수법. 이번에 적발된 특공대식 밀수에서 시가 10억원 상당의 금괴가 적발되면서 특공대식 밀수가 다시 성행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이같이 국내 소비시장의 호조세와 함께 금괴밀수가 급증함에 따라 금밀수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관세청 역시 금년 하반기에 아시안게임과 대통령 선거 및 월드컵 종료에 따른 들뜬 사회분위기를 틈타 가짜명품·사치품·농산물 등을 중심으로 밀수 및 부정무역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관세청 관계자는 "대형밀수는 무엇보다 정보가 중요하다"며 "중국, 미국, 일본 등에 위치한 현지 대사관에 관세협력관을 파견하는 등 정보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밀수의 주요 루트인 홍콩, 일본, 중국 등의 관세당국과 자매결연을 맺거나 협력회의를 개최해 정보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