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지난 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 "참여정부의 국장들이 인수위에 불려 가서 호통을 당하고 지난 5년 정책에 대해 평가서를 내라고 한다고 하는데, 반성문 써오라는 것 아니냐"며 "아직은 노무현 정부"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안 그래도 초라한 뒷모습인데 요새는 소금까지 날아오는 것 같다"며 "나가는 길이 그렇게 화려하지 않더라도 나가는 사람 등뒤에 구정물을 씌우거나 소금을 확 뿌리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 제 희망"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와 관련한 불편한 심기도 쏟아냈다. 그는 "(청와대가 인사를 자제하겠다)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만일에 한 번 더 협조하라는 얘기나 인사 자제하라는 얘기가 한 번 더 나오면 그거 사람 모욕주기 위한 것으로 생각해서 제 마음대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금을 더 뿌리지 않으면 저도 오늘로 (인수위 비판)얘기를 그만할 것이고 앞으로 계속 뿌리면 저도 깨지고 상처를 입겠지만, 계속 해보자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는 지난 4일 이동관 대변인을 통해 "어떤 (업무보고)자리에서도 호통을 치고 얼굴을 붉히는 경우는 없다"며 "상황 인식이 잘못됐으니 비판과 진단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어 인수위 김형오 부위원장은 5일 정보통신부 업무보고를 듣는 자리에서 "어제 노 대통령이 인수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며 "그런데 인수위는 인수위 법에 따라서 활동을 하고 행자부 메뉴얼에 의해 부처에 지침이나 그런 것을 시달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인수위는 법이나 메뉴얼에 어긋난 것을 하고 있지 않다. 실무적으로 실질적으로 일하고 효율적으로 국정업무를 인수받으려고 최선을 다 할 뿐"이라며 "어떤 곳에서도 고압적이거나 강압적 위압적인 분위기 조성된 데 없다. 무례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역대 어떤 인수위보다 순조롭게 업무진행 되고 있다. 5년 전의 인수위와는 다르다는 것을 감히 말씀드린다"며 "우리는 물러나는 사람하고 정책 또는 토론이나 시비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수위를 높여 공격했다.
노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이에 대한 인수위의 반박수위가 높아지면서, 임기 말 청와대와 인수위간 초유의 갈등 양상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