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대통령 당선인은 8일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 "재정을 동원한 인위적 경기부양은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주요 정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경제는 7% 성장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의 요청에 이 같이 밝혔다고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이 당선인의 이 같은 언급은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인위적 경기부양을 통해 무리한 경제 활성화 조치를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그는 또 연고.인맥에서 벗어난 '탕평인사'를 해야 한다는 천영세 민노당 원내대표의 주문에 "제가 선거운동을 잘해서 표가 나온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만들어준 것"이라며 "제 앞에는 혈연.지연.학연은 없다.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도와주면 저는 그 모습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 당선자는 이날 회동에서 국무총리 인준 및 다음달 출범하는 새 내각 각료들의 인사청문회,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여야간 협조를 여러차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대변인은 "회동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여러 좋은 말씀이 있었다"면서 "당선자께서는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를 존중하고 협력할 것임을 여러차례 말씀했다"고 말했다.
앞서 공개 오프닝 자리에서 이 당선자는 "국가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통합하고 선진화된 사회를 만든다는 그런 의미에서 행정부와 의회간 새 협력모델을 만들어보겠다"며 "새로운 의회와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조직은 아직 확정이 안돼 말씀드릴 수 없지만 기능조정을 하겠다. 여야간 의견을 모아 신중하게 잘 좀 부탁한다"면서 "새로운 정부가 정치적 목적이나 당리당략으로 하는 것은 앞으로 일절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에서 설익은 정책들이 발표돼 혼선을 주고 있다'는 신당 김효석 대표의 지적에 대해 "확정되지 않은 것들이 보도돼 그렇다. 정부조직법 등 관련법안이 어느 정도 확정되면 의회에 먼저 보고를 하겠다"고 답했다.
민생문제에 적극 나서달라는 민주당 김송자 수석부대표의 요청에 "민생문제를 굉장히 중요시하고 있다. 일자리 문제가 가장 크다. 경제가 좋아져야 한다"면서 "제도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의회와 연구를 좀 해야 한다"고 했다.
새 교육정책으로 혼란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에는 "지난 20년간 이미 안이 다 나와있다"며 "역대 정권에서 다 해온 것이므로 인수위에서 새로운 것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현 시점에 맞도록 조정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임채정 국회의장 등 국회의장단과 만난 자리에서도 "의회를 존중하겠다"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려고 한다. 대한민국이 잘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원외교가 정부외교의 한쪽을 단단히 해주는 게 있다'는 임 의장의 언급과 관련, 그는 "(정부 외교의) 한축이 의원외교가 되면 좋다"면서 "4강 특사도 전부 원내가 단장"이라고 소개했다.
이 당선자는 그러면서 "행정부는 자기부처 이익 때문에 국가적인 것보다 부처 이기주의가 있을 수 있다. 의회가 과감하게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