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부의 조직개편안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고위공무원 인사 자제 요청 등으로 인해 금융감독당국의 주요 보직이 사실상 공석으로 유지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 등의 영향으로 국내 자금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정치적인 여건 때문에 금융감독당국이 이처럼 제 구실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의 정책을 총괄하는 요직인 감독정책1국장과 감독정책2국장 자리가 비어 있다.
감독정책.은행.비은행.복합금융 등 주요 금융현안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감독정책1국장의 경우 전임 권혁세 국장이 상임위원으로 승진한 후 후임자를 찾기 위한 공모 절차가 진행중이다.
서류 접수 마감이 15일이지만 2월까지는 공석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증권.보험 등을 담당하는 김주현 감독정책2국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중이어서 2월까지는 업무 공백을 피할 수 없다.
16일 전임자의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감독원 시장.증권 담당 부원장과 기획.국제 담당 부원장보 채용 절차도 지지부진해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하게 이뤄질지 의문이다.
금융가는 금융감독당국의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로 정부 조직개편안과 인수위의 인사 자제 요청을 꼽고 있다.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의 경우 고위공무원단 소속이어서 현 정부가 인사를 하기에 곤란한 측면이 있다.
금감원 부원장과 부원장보도 청와대의 인사검증 작업이 필요한 자리여서 적시에 임명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길게 보면 신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2개월여간 금융감독당국의 주요 보직이 공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 주요 금융당국자들의 자리가 비어 있거나 자리에 있어도 조직개편안 등에만 관심을 쏟고 있어 또 다른 시장 불안 요인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