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세청장, 즉석에서 건의사항 개선 검토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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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5시부터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한상률 국세청장과 기업인들의 만남은 서로 '윈윈(win-win)'을 추구한 자리였다. 한 국세청장은 친기업적 세정 조성에 양념으로 사용할 기업인들의 건의사항을 들을 수 있었고, 참석한 기업인들은 기업현장의 애로 |
그 동안 국세청장과 기업인들간의 간담회는 국세청장의 일방적인 '발표(국세행정방향 등)'와 구색 맞추기식 질의응답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그러나 이 날 간담회는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라운드 테이블에 기업인들과 국세청장 및 간부들이 기업인들과 섞여 앉은 채로 진행됐다. 2시간 동안 기업인들의 경영상 세무애로에 대한 건의, 그리고 한상률 국세청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 기업인들, 다양한 세무행정 건의사항 내놔= 이 날 간담회에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17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국세청에서는 한 국세청장, 김갑순 정책홍보관리관, 허병익 조사국장 등 14명의 간부들이 카운터 파트너로 나섰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생생한 기업현장의 세무행정 애로사항을 건의했다. 국세청이 밝힌 '세무조사 감축' 방안 및 '성실납세 기업 세무조사유예' 등 원론적인 문제에 대한 건의사항도 제기됐지만 세세한 부분의 애로사항 건의도 있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우리 나라 기업들의 세정지원을 위해 중국지역에 세무행정관 파견을 늘려달라는 다소 '어려운(?)'건의도 쏟아졌다. 아울러 기업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는 종부세와 관련해 기업들에게도 '분할납부'을 허용해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국세청의 최대 골칫덩이 중 하나인 자료상 문제와 관련한 지적도 나왔다. 임도수 안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이와 관련해 "사업자 등록을 내줄 때 현장 확인 등이 부족해 (자료상 등)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세무서에 사람이 부족하다면 우리에게 주면 대신해주겠다"고 건의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시행되는 1만원 이하 적격증빙 수취 의무(현재 3만원)를 다소 완화해 달라는 건의와 함께 50만원 이상 접대비 실명제를 다소 완화해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 韓국세청장, 즉석에서 개선방안 검토 지시= 한상률 국세청장은 자신이 밝힌 '친기업적 세정환경 조성'과 관련해 "모든 부모는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지 잘 못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며 법과 원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친기업적 세정을 펼칠 것을 강조했다.
이 같은 한 국세청장의 발언은 일부에서 제기된 친기업적 세정환경 조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국세청장은 기업인들이 내놓은 애로사항에 대해 적절한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세무조사 감축과 관련해 "올해는 (전년대비)5∼10%정도 감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방장기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폭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국세청장은 자신이 답변하기 다소 곤란한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함께 참석한 간부들에게 즉석에서 업무를 지시, 개선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감사원의 지방국세청, 세무서 감사시 세무조사 수감 기업의 증빙자료를 제출하는 무리한 요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기주 감사관에게 "그런 일이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한 국세청장은 아무리 건의사항이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기업들의 적격 증빙 수취 의무 완화와 관련한 건의에 대해 한 국세청장은 "사회투명성 제고에 필요한 제도라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양보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 분할납부와 관련해 한 국세청장은 "기업들이 세금납부가 편하도록 지난해 징수유예를 적극적으로 해줬다"며 "분할납부제도를 기업들도 적용 받을 수 있도록 재경부에 건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의 솔직한 고민(?)도 털어놨다. 자료상 행위자에 대한 사업자등록증 교부와 관련해 한 국세청장은 "거짓말인지 뻔히 알면서도 사업자들의 요구에 순응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국세청 인력부족의 문제도 연계되어 있다"며 "현재 전자세금계산서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이 같은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50만원 이하 접대비 실명제를 완화해 달라는 한 기업인의 건의에 대해 한 국세청장은 다소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한 국세청장은 "(뒤에)취재진들이 있어서 대답을 하지 못하겠다"고 피해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