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제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이 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본격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새 정부 출범 전 조직개편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조직개편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새 정부의 조각작업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안팎에선 이러다가 자칫 장관 없이 정부가 출범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일단 정부조직 개편작업이 완료되지 않으면 각료 인선이 끝났다 하더라도 조각명단을 발표할 수 없다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 `13부2처'의 조직개편안이 확정돼야만 새 부처에 맞는 각료들을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측근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직개편안이 제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조각작업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총리를 제외한 일반 각료명단 발표시점이 상당기간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출범 전까지 조직개편안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18부4처' 체제의 현행 정부조직에 맞게 각료인선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은 총리와 각료 인선결과 발표를 분리키로 했다. 애초 이달 말 총리와 각료 명단을 거의 동시에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조직개편과 관계없는 총리부터 내정하고 나중에 상황을 봐 가며 각료명단을 발표하겠다는 것.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각료인선 시기를 묻는 질문에 "총리의 경우 정부조직개편안 국회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되는 것이고, 각료는 관련 법안 통과 이후에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측근도 "총리는 발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조직개편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각료명단은 발표하지 못한다"면서 "조각작업이 의외로 늦어질 경우 장관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 당선인측은 현재 각료 후보군을 3-4배수로 압축하고 정밀검증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각팀 관계자는 "일단 각료는 선임해 놔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오늘부터 정밀검증에 필요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각료 후보군들로부터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당선인 측은 조직개편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거부권 시사 발언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주호영 대변인과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갖고 노 대통령과 충돌할 경우 정치적 논란만 가열되면서 `득'이 될게 전혀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내부에선 부글부글 끓는 기류가 역력하다. 인수위 관계자는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고, 한 측근은 "어이가 없다. 물러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몽니를 부리겠다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