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을 흡수 통합해 금융위원회로 확대 개편되면서 소위 '알짜'로 불리는 금융 공공기관을 싹쓸이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 출신 고위공무원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기관장 자리가 넘쳐 나게 돼 이에 대한 감시.감독 체계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에 따르면 기관장 연봉이 매우 높은 공공기관이 재경부 산하에서 금융위원회로 대거 이동하게 된다. 특히 이번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2006년 기준으로 298개 공공기관 중 기관장 연봉이 1, 2, 4, 6, 7, 8, 9, 11, 14위인 9개 기관이 금융위 산하가 된다.
이중 8개는 현재 재경부 산하기관이다. 우선 기관장 연봉이 각각 7억원이 넘어 1, 2위를 차지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금융위 산하로 이동하고 이에 따라 4위인 산은캐피탈을 비롯해 산은자산운용, 기은캐피탈, 기은신용정보, 아이비케이시스템 등 자회사들도 금융위원회의 품으로 들어온다.
기관장 연봉 랭킹 6위인 주택금융공사도 금융위원회 산하로 개편된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대한 감시.감독 권한도 금융위가 갖게 되면서 증권선물거래소와 거래소가 대주주로 있는 코스콤(7위).증권예탁결제원(8위)도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된다.
이외에 신용보증기금(9위), 기술보증기금(11위) 뿐 아니라 자회사인 기보캐피탈, 한국기업데이터 등도 금융위의 간접적인 영역이 된다. 현재 금감위 산하인 한국자산관리공사(14위)는 금융위에 그대로 남는다.
금융위는 아울러 증권선물거래소의 업무.재산 상황에 대한 검사 권한을 얻었으며 보험협회와 보험요율 산출기관 및 보험관계 단체에 대해 자료 제출을 명하고 검사를 할 수 있게 돼 관련 기관에 대한 영향력도 더 커졌다.
이와 함께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손보협회, 생보협회,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등 각종 금융권 협회도 계속 휘하에 두게 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산하 공공기관이라고 반드시 낙하산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 기관의 기관장 인사를 공정하게 할 수 있는 감시.감독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