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경력이 있는 보디빌더선수들이 스포츠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대거 밀수하다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경남본부세관(세관장 박재홍)은 30일 보디빌더 유某(29)씨와 전 국가대표 보디빌더 등 8명을 스테로이드 밀수혐의로 검거하고 이들이 밀수한 11만2100정 1억7000만원 상당의 스테로디드 중 1만7215정 30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세관은 압수되지 않은 스테로이드는 이미 상당부분 국내에서 소비된 것으로 보고 국내 유통경로에 대해 추가 수사중이다.
세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6년2월부터 작년말까지 동남아 및 유럽 등 해외에 개설된 불법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스테로이드를 구입한 후 서적, 과자, 서류 등으로 위장한 후 우편물을 통해 소량씩 국제 특급우편으로 밀수해 왔다.
주요 공급처는 동남아 및 러시아, 루마니아, 몰도바, 그리스 등으로 국내에는 이미 유명 보디빌더 선수들이 복용해 왔으며 이들 유명선수들을 통해 서울, 경기도(성남, 용인, 광주), 인천, 부산, 전남 등 전국적으로 오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테로드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단백동화 스테로이드제)'로 흔히 근육 강화제로 통하며, 단기적으로 투약하는 경우에는 근육 합성에 영향을 미쳐 근육량이 늘어날 수는 있으나, 장기 복용할 경우에는 근육이상, 공격성 유발 등의 정서불안, 동맥경화로 인한 심장마비, 뇌졸증 등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마약류로 규정해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사법상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분류해 보건당국의 수입 허가 또는 의사 처방전 없이는 수입 또는 사용이 불가능한 물품으로 세관의 단속대상이다.
세관 관계자는 "유명 보디빌더 선수들이 대회에서 도핑 테스트를 회피하는 방법은 스테로이드계열 약물마다 체내 잔류기간이 달라서 이 잔류기간을 넘겨 대회에 출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며 "이들 중 일부 선수들은 2007년경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 양성반응을 보여 선수로서 영구제명 조치됐다"고 설명했다.
부산세관은 앞으로 스테로이드 등 금지약물의 밀수단속을 위해 미국 마약청(DEA) 한국지부와 함께 현지단속을 강화하고, 보디빌더 외에 육상, 야구선수 등 다른 운동선수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