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공약집에 '3대 비전, 10대 희망, 43대 과제, 92개 약속'이 '5대 국정지표, 21대 전략, 196개 국정과제'로 탈바꿈한 것일 뿐 뼈대는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이다. 상당수 공약이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은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내놓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이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일부 공약은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48조원의 농업 및 농업 외 부채 해소책은 국정과제에 반영되지 않았고, 보건.의료.제약.한방산업의 국가전략산업 육성, 음식물 쓰레기 수거 및 일회용품 규제개선, 희생장병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등 정책도 192개 과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부처별 맞춤형 채용제, 기반시설부담금 폐지, 지분형 분양 주택제도 도입 등은 공약집에 없었으나 인수위 논의과정에서 추가된 제도다.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두바이형 포트비즈니스 밸리(port-business valley) 등도 이번 보고서에서 새롭게 등장한 용어다.
이번 보고서는 공약집의 92개 약속 속에 포함됐던 공약들을 더욱 세분화된 형태로 196개 과제로 분류한 뒤 시급성과 중요도에 따라 핵심과제, 중점과제, 일반과제로 선별했다는 점에 더 큰 의의가 있다는 평이다.
우선 경제분야에서 그동안 법인세 인하 등이 부분적으로 거론되긴 했지만 감세방안이 핵심과제의 첫머리로 올라간 것은 기업 세부담 경감에 대한 새 정부의 강한 의지를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출총제 폐지, 지주회사 규제 완화, 금산분리 완화 등 기업 규제완화를 핵심과제로 둔 것도 새 정부 경제정책의 큰 틀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7% 성장과 300만개 일자리 창출 역시 핵심과제로 포함돼 성장을 통한 고용창출이란 기조를 유지했다.
물가안정과 경상수지 안정화 방안은 중점과제로 분류돼 우선순위에서는 다소 밀렸다. 유가급등 등 원자재 가격상승,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 등 대외 변수로 인해 국내에서의 대책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결과로 보인다. 수도권 규제합리화도 중점과제로 분류돼 중요도 면에서 밀렸다.
교육분야에서는 대입 3단계 자율화, 영어공교육, 대학운영의 자율확대가 핵심과제로 선정돼 '교육개혁'에 대한 이 당선인의 강한 의지를 담았다.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맞춤형 국가장학제도 구축도 중점과제로 분류되긴 했지만 우선순위에서는 밀렸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북학폐기 우선적 해결, 비핵개방 3000 구상 추진, 남북간 인도적 문제 해결을 핵심과제로 올려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인권문제 등 할 말은 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중을 담았다.
또 한미관계의 창조적 발전을 핵심과제로 넣어 동맹 복원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고, 국방개혁 2020 보완,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의 적정성 평가 및 보완 등도 과제에 포함돼 참여정부의 외교.국방정책에 대한 전환을 예고하기도 했다. 자원.에너지 외교 강화, 패키지형 자원개발의 해외진출 전략추진이 핵심과제로 담겨 '자원외교'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통합을 핵심과제로, 특수직역 연금개선 및 공적연금 연계방안 마련을 중점과제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 개편을 일반과제로 분류해 단계적인 국민연금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중소기업 공공구매 확대, 중소기업 지원체계 효율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강화 등 중소기업 관련정책과 비정규직, 외국인력 등 사회적 약자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 일반과제로 분류된 것은 자칫 대기업 위주 경제정책을 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또 인수위가 출범하자마자 일성으로 외쳤던 통신요금 20% 경감과 유류세 10% 인하 등 서민생활비 경감방안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방향을 틀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탓인지 국정과제에서도 핵심과제가 아닌 중점과제로 분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