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세청은 지난해 8월부터 착수한 론스타 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국세청은 론스타 코리아가 론스타측의 강경한 주장과는 달리 외환은행 매각 등 과정에서 사실상의 '고정사업장' 역할을 했다는 물증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노렸던 물증들을 확보함에 따라 국세청은 벨기에 소재 페이퍼 컴퍼니 LSF-KEB홀딩스를 매개로 지분매각 차익을 얻은 뒤 세금 한 푼 없이 국내시장에서 빼내려던 론스타측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상당수의 세금을 추징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업계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당초 지난해 12월중으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론스타 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세무조사 연장과 상관없이 국세청은 이미 론스타 코리아가 사실상 고정사업장이었다는 것을 입증할 자료들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HSBC) 등으로 인해 얻어지는 차익에 대해 거액의 세금을 추징 당할 위기에(?) 처할 전망이다. 또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국세청 조사결과와 세금추징에 불복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 '현미경' 세무조사…'발가벗겨진 론스타 코리아'= 국세청이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론스타 코리아를 급습,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해 8월. 당시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중 일부와 극동건설 및 스타리스 지분을 매각해 1조5000억원 가량의 투자차익을 창출했다.
론스타 측은 특히 양도대금 1조1900억원에 달하는 외환은행 지분 매각 과정에서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 증권측이 원천징수한(매각대금의 10%) 1192억여원의 세금을 되돌려 줄 것을 국세청에 요구했다.
론스타 측은 외환은행 지분 매각의 경우 벨기에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 LSF-KEB홀딩스를 통해 매각이 이뤄졌기 때문에 현행 조세조약상 한국정부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러나 국세청은 론스타의 한국법인인 론스타 코리아가 국내 '고정사업장'으로써 외환은행 지분 매각 등에 관여했다면 현행 법에 따라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며 론스타의 경정청구를 거부했다.
아울러 론스타 코리아가 고정사업장이라는 점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전격적인 세무조사까지 착수했다.
국세청은 당초 12월 중 론스타 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끝마칠 계획이었지만 최근 이 같은 방침을 뒤집고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국세청은 론스타 코리아가 고정사업장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물증을 이미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 론스타 코리아, 왜 고정사업장인가= 국세청의 론스타 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의 초점은 고정사업장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에 모아졌었다. 물론 실질과세 원칙에 따른 실질적 수익소유자를 가려내는 방식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질적 수익소유자를 가려내는 방식은 치명적 오류를 안고 있었다. 즉 실질적 소유자가 미국의 론스타 펀드라는 점이 밝혀지게 되면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주식양도차익은 미국에 과세권이 귀속, 국세청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
이에 따라 국세청은 세무조사력을 론스타 코리아의 '고정사업장 활동 여부'에 맞췄던 것으로 전해졌다. 론스타 코리아가 외환은행 지분 매각 등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가려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던 셈이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론스타 코리아가 허드슨 어드바이져 코리아(투자대상 등 관리) 등 투자자회사들과 연계해 외환은행 지분 매각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대거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 스타타워 과세와 뭐가 다른가= 론스타는 지난 2004년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벨기에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스타홀딩스) 투자를 진행하는 유사한 방식을 통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했었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 가산세 등을 포함해 1700억원을 과세했고 지난해 7월 국세심판원에 의해 정당한 과세였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론스타가 사용한 방식은 유사하지만 과세와 관련한 실질적 논리는 상이하다.
당시 국세심판원은 실질적 수익소유자를 가려내 미국에 소재한 론스타펀드를 실질귀속자로 가려내 과세를 한 것. 조세조약상 부동산주식 양도소득은 원천지국 과세가 인정되기 때문에 국내 과세가 가능했던 셈이다.
그러나 외환은행 지분 매각 등은 다르다.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문제이고 실질귀속자가 벨기에의 LSF-KEB홀딩스가 아닌 미국내 론스타 펀드라고 해도 조세조약상 국세청이 세금을 부과할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 고정사업장 입증된다면?= 오랜 시간에 걸쳐 총력을 기울인 만큼 국세청은 현재까지의 론스타 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사업장이라는 점이 입증된다면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매각 등으로 얻는 차익에 대해 상당한 세금을 추징당하게 된다.
일단 현재 과세불복을 제기한 부분(외환은행 지분 일부 매각에 대한 원천징수분)에 더해 추가적으로 15%에서 20%가량(총 양도대금에서 투자금 제외)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아울러 영국계 HSBC은행과 매각계약을 체결한 나머지 지분(51.02%)에 대한 매각차익에 대해서도 꼼짝없이 세금을 추징 당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벨기에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를 매개로 한국에 투자, 투자차익에 대해 한 푼의 세금 없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려던 당초의 계획이 완전히 물거품이 되는 셈. 국세청의 결정에 불복한다 해도 향후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을 거쳐야 하는 부담도 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