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현재 지방공사 34개와 지방공단 62개 등 96개 지방공기업 중 서울메트로 등 26개 지방공기업 적자규모가 5699억원에 이르는 가운데, 지방공기업 적자는 지방자치단체의 방만경영과 제식구 감싸기 등에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2006년말 현재 5조2828억원의 적자가 누적된 서울메트로의 경우 감사원이 지난 2001년 특별휴가의 폐지를 권고하자 사용하지 않을 경우 수당을 줘야하는 대체연월차휴가를 신설키로 노동조합과 합의, 3년7개월간 약480억원의 연월차휴가수당을 더 지급했다.
감사원은 21일 "2006년 9월부터 33일간 감사요원 91명을 동원 서울메트로 등 80개 지방공기업의 경영실태 감사를 벌였다"며 "일부 지자체에서 무분별하게 설립한 지방공기업이 각종 복리후생비를 과다하게 지급해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기도 장흥군은 재배농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표고버섯을 농민에게서 직접 구입해 판매할 목적의 장흥표고유통공사를 설립했지만, 이 공사는 농민에게서 표고버섯을 사들이기는커녕 중간상인처럼 농협경매를 통해 표고버섯을 사들여 사업을 벌였다.
이 공사는 특히 2005년말 현재 누적적자가 1억3700만원에 달하는데도 매년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결산, 1997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2억2600만원을 배당했다. 감사원은 이 공사를 청산시킬 것을 장흥군에 권고했다.
또 성북구도시관리공단은 구민의 문화체험공간이란 명목으로 '아리랑 시네센터'라는 개봉영화관을 운영해 불과 2년 동안 6억97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청주시는 민간위탁에선 이익을 내던 공영주차장 관리를 지방공기업에 맡겼다가 1억1700만원 손실로 돌려놨다.
감사원에 따르면 부산광역시 등 1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12개 지방공기업에 위탁한 72개 공영주차장에서의 적자규모는 2004년 11억4700만원과 2005년 14억9100만원 등 매년 십 수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자체의 제식구 감싸기도 여전했다. 인천광역시 등 28개 지자체는 1999년 이후 설립된 28개 지방공단에 업무를 위탁해 839명의 정원을 줄일 수 있는데도, 217명만 감원하고 나머지 622명은 다른 부서에 배치하는 등 정원조정을 하지 않았다.
경기관광공사는 특별히 수행할 업무가 없는 전문위원에 경기도 퇴직공무원 6명을 포함 8명을 임명한 후 매월 1인당 많게는 500만원씩을 지급해왔으며, 경기 평택항만공사는 역할도 불분명한 상임고문에게 매월 500만원의 보수를 주고 있었다.
광주광역시도시철도공사 등 54개 지방공기업은 시간외 근무수장 지급가산율을 규정보다 높게 책정하는 수법으로 822억원의 수당을 과다지급했으며, 대구광역시지하철공사 등 6개 지방공기업은 각종 수당을 신설해 1343억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서울메트로는 지하철역 매표업무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연간 172억원의 인건비 절감이 가능한데, 노동조합 반대 등을 이유로 실시하지 않고 있다"며 "단순 반복업무를 민간에 위탁하지 않거나 부당증원 등 경영합리화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번 지방공기업 경영실태 전반에 대한 감사에서 모두 136건에서 1440억원 상당의 지방예산에 문제가 있는 것을 적발했으며, 관련자 10명을 징계 요청하고 문제가 심각한 3명을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