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현재 전국에는 107개의 일선 세무서가 설치되어 있다. 세무서별로 일정한 섹터를 나눠 관할로 삼고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세수를 관리하고 또한 해당 지역의 세무관련 문제점 등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일선 세무서의 임무는 관할지역 세정업무를 총괄지휘하는 것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업무는 관할지역에서 생산되는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다. 다만 관할지역의 '비옥도'와 '특성'에 따라서 징수되는 세목의 액수가 각각 상이하다.
예를 들어 '증권1번지' 여의도를 관할지역으로 삼고 있는 영등포 세무서는 전체 증권거래세수의 90%가까이를 징수하고 있고 정유사가 많은 울산 세무서는 교통세수의 절반을 징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 세목은 해당 세무서의 세수실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장의 세목'인 셈. 아울러 이들 세목의 징수로 인해 세무서의 '실적'이 향상되고 '위상'과 '급수'가 정해지고있다.
□ 영등포 세무서…비장의 세목은 '증권거래세'= 지난 2006년 정부가 거둬들인 증권거래세수는 2조5256억8500만원. 이 가운데 서울지방국세청이 2조4518억8900만원을 징수, 사실상 전액을 징수한 것과 다름없다.
특히 서울청 산하 세무서 영등포 세무서가 2조3899억4100만원의 증권거래세를 징수했다. 이는 영등포서의 관할지역에 증권거래소와 증권사 등이 대거 집중되어 있는 '여의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등포서는 2006년 한 해 동안 7조4290억7600만원의 세수를 거둬들였는데 이 가운데 32%이상을 증권거래세로 채워 넣었다. 이 밖에도 법인세 3조7169억원, 농어촌특별세 1조1790억100만원 등도 영등포서를 '비옥한 세무서'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 세수 1위, 남대문 세무서를 만든 세목은?= 남대문 세무서는 지난 2006년 총 8조3157억8300만원의 세금을 징수해 107개 세무서 중 세수실적 1위를 차지했다.
남대문서가 세수실적 1위를 차지하게끔 한 원동력은 SK텔레콤 등 대형 법인들이 밀집, 법인세수만 4조3707억3400만원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소득세도 원천분과 신고분을 합쳐 2조4367억4400만원을 징수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소득세를 거둬들인 세무서로 기록됐다.
2006년 1조3275억1100만원이 징수된 종합부동산세도 법인들의 힘을 빌어(?) 1270억500만원을 징수, 전국 1위를 기록했다.
□ 이천, 홍천, 동청주…'술(酒)'세금이 '효자'= 주류업체의 공장들을 대거 관할로 두고 있는 이천 세무서, 홍천 세무서, 동청주 세무서는 주세를 다른 세무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거둬들였다.
특히 이천 세무서의 경우 2006년 전체 1조2424억4100만원의 징수실적 중 절반 이상인 5506억6300만원이 술에서부터 비롯됐다. 홍천 세무서의 경우 3556억6900만원의 징수실적 중 거의 대부분이(2450억6900만원) 주세로 채워졌을 정도다.
동청주 세무서도 전체 7398억500만원의 세수 중 3196억800만원이 술세금이었다. 이밖에도 주류업체 공장들을 관할지역내에 두고 있는 전주와 마산세무서의 주세비율도 높았다.
□ 울산서, '교통세' 절반은 우리가= SK에너지 등 대형 정유사들이 운집해 있는 울산 세무서. 울산서의 힘은 교통세에서 비롯된다. 울산서는 전체 9조5937억7100만원의 교통세수 중 절반에 가까운 4조6503억8400만원을 혼자 책임졌다.
교통세의 힘은 같은 울산지역에 위치한 동울산 세무서와의 세수격차를 10배 이상(울산 6조2414억4600만원, 동울산 5913억6800만원)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아울러 LG정유 등 화학관련 산업이 많은 여수 세무서의 경우에도 2조5884억2900만원의 교통세를 거둬들였다. 여수 세무서가 3조 단위 세수를 거둬들인 것은 순전히 교통세의 힘을 빌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현대정유가 위치해 있는 서산 세무서도 1조8246억5100만원의 교통세를 징수했다. 한편 이들 세무서는 막대한 액수의 교통세 덕으로 교통세의 서택스인 '교육세' 징수실적도 활황세를 보였다.
□ 수출기업 많은 세무서, '세수실적 눈물'= 현행 법상 수출기업에 대해서는 수출에 따른 각종 부가가치세 등이 환급된다. 이 때문에 어마 어마한 세수를 한 번에 날리고(?) 변변치 못한 세수실적을 올린 세무서들도 있다.
대표적인 세무서는 동수원 세무서. 동수원 세무서는 2006년 부가가치세 환급세액만 1조2456억5200만원을 기록해, 간접세수 마이너스(-)1조2329억3200만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동수원서의 세수실적은 2005년 1조2884억9100만원에서 2006년 1/10수준(2364억6100만원)으로 급전직하했다.
이처럼 부가세 환급세액이 많은 이유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를 관할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세수실적면에서 볼 때 삼성전자를 관할로 두고 있다는 것을 내심 좋아할 수만은 없는 셈이다.
영등포 세무서의 경우에도 무려 1조2970억4200만원의 부가세 환급세액이 발생, 부가세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등포서는 '증권거래세'의 힘으로 이를 한참 메우고도 남았다. 증권거래세가 다시 한번 영등포서의 '효자세'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