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뮤케이지 법무장관과 마이크 매코넬 국가정보국장 등 부시 행정부의 고위관리 4명은 상원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부 상원의원들이 제안한 `자유로운 정보유통법(FFIA)'이 국가안보를 해치고 기밀 정보의 유출을 더욱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AP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뮤케이지 장관 등 2명은 공동 서신에서 정보유통법은 언론인을 워낙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어 테러리스트나 범죄자와 연관된 인물들도 언론인의 범주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테러집단이나 외국의 권력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의혹이 있지만 겉으로는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 또는 공표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개인이나 단체들이 정보유통법의 보호를 받게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별도 서신에서 앞으로 정보유통법의 보호를 받는 사람들을 고용하기 위한 적들의 공작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도 정부가 블로거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 등 언론인을 자처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끌어내는데 있어 정보유통법이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보유통법을 제안한 상원 법사위의 알렌 스펙터(공화.펜실베이니아) 의원은 "내 보좌관이 오늘 법무부와 국가정보국 관리들을 만났다"고 확인하고 "서한에 표현된 우려들에 대해 고려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유통법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우려들를 해소하는 쪽으로 합리적 타협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 최고위급 관리들의 이런 집단행동은 최근 정부에 불리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취재원의 신원을 밝히라는 정부 측의 요구를 기자들이 거부하면서 일련의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한 이후 취재원의 신원공개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입법화가 추진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전직 유에스에이투데이 기자인 토니 로시는 지난 2001년 말 탄저균 우편배달 사건 보도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한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소식통의 신원을 밝히라는 법원의 명령을 `기억나지 않는다'며 거부해 법정모독죄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또 뉴욕타임스 기자였던 주디스 밀러는 전직 CIA 요원인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노출에 관한 `리크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리비의 신원 공개를 거부하다가 결국 85일간의 감방 신세를 져야만 했다.
플레임이 지난 2003년 남편인 윌슨 전 이라크 대사가 부시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한데 대한 보복으로 자신의 신분을 고의로 언론에 누출했다고 주장하며 촉발된 이 사건에서는 칼 로브 전 백악관 정치고문과 루이스 `스쿠터'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 내부 고발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