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을 거치며 파워 엘리트관료 그룹인 '모피아'(옛 재무부 또는 재경원 출신 지칭) 출신들이 여의도 정가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미 배지를 단 모피아 출신 초.재선들은 100% 수성에 성공했고, 새로 장.차관급 3명이 수혈되는 저력을 과시한 것. 이로써 의회에 진출한 모피아 출신 현역의원은 줄잡아 10명에 달한다. 과거 경제기획원 출신이나 재경부를 잠시 거친 관료출신들을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재무부 이재과장 출신인 이한구(대구 수성갑), 재경부 과장 출신인 임태희(성남 분당을) 의원이 3선에 성공했고, 재무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이종구(서울 강남갑.재선),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을 거친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의원이 재선 고지에 올랐다.
통합민주당에서는 재경장관 출신 3인방인 강봉균(전북 군산.3선), 홍재형 의원(충북 청주상당.3선), 김진표(경기 수원영통.재선) 의원이 모두 수성에 성공했다.
새로 배지를 단 모피아 출신은 재경부 1급 출신의 한나라당 배영식(대구 중.남구) 당선자와 재경부 차관 출신의 무소속 김광림(경북 안동) 당선자, 민주당 이용섭(광주광산을) 당선자다.
배 당선자는 경제기획원 공보관, 재경원 경제협력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역임했고, 김 당선자는 경제기획원 예산총괄과장, 재경부 감사관 등을 거쳐 기획예산처 재정기획국장과 재경부 차관을 지냈다.
이 당선자는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 세제 분야의 '4대 핵심'인 국세청장, 관세청장, 재경부 세제실장, 국제심판원장을 모두 거친 정통 세제관료로 참여정부 시절 행자부 장관과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이처럼 모피아 출신들의 의회 진출이 늘어나는 데는 그만큼 경제 살리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와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원내의 새로운 '파워그룹'으로 부상할 것이란 점이다. 단순히 숫자가 증가했다는 차원을 넘어 각 당의 정책입안과 추진과정에서 핵심역할을 수행하거나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분석이다. 각 당은 지도체제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문성을 갖춘 이들 모피아 출신을 정책라인의 전면에 포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난 해법이 최대 현안으로 떠올라 있는 터라 이들을 주축으로 한 정책 맞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과반의석 확보를 계기로 각종 개혁입법에 드라이브를 걸 태세이나 민주당은 이에 적극 제동을 걸 것으로 보여 '창과 방패'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경력'을 살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 위원회가 여야의 최대 전장(戰場)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