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주택공사 등도 혈세 7억7천만원 낭비
사업면적 3만㎡ 이상의 건설공사는 매장문화재 조사가 의무화 되면서,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의 건설현장에 대한 문화재 조사수요도 급증하고 있으나 관리감독이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감사를 벌였더니 문화재 조사현장의 절반이 유물 발굴도 없이 엉뚱하게 땅만 파고있는 경우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문화재 시·발굴을 하는 조사기관들은 문화재청이 지도·감독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을 틈타, 여러 사업에 중복해서 조사원과 보조원의 이름을 올려 96억9500만원(1만5222일)의 인건비를 부당하게 타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22일 "조사기관과 조사인력의 부족으로 매장문화재 조사가 늦어져 사업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문화재청을 대상으로 매장문화재 조사 및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결과 조사는커녕 쓸데없이 땅만 파는 등 관리실태가 엉망이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 시행자는 공사에 앞서 공사지역의 유적매장과 분포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문화재 지표조사를 벌인 뒤, 문화재 발굴가능성이 높을 땐 시굴 등을 통해 유물을 발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표조사가 정확하게 이뤄지는 것이 필수.
이와 관련 감사원은 "2006년 하반기까지 발굴을 완료한 총 255건의 경우 실제 유물이 발견된 것은 147건에 불과했고, 2006년 하반기 시굴허가를 한 90건 중에서도 30%에 불과한 27곳에서만 유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맨 땅만 판 곳이 50.4%에 이른 셈.
유물이 발견되지 않은 108건의 경우도 잘못된 조사로 조사기간이 105일 더 소요돼 공사만 지연시켰으며, 발굴비용도 59억4100만원이 더 들어 한국토지공사 등 공사시행자 부담만 가중시켰다는 것.
문화재 조사기관을 지도·감독해야 할 문화재청은 조사기관이 조사원과 보조원을 여러 사업에 중복 참여시켜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공사시행자는 조사용역비로 96억9400만원을 부당하게 더 써야 했다.
특히 옛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와 대한주택공사 등 6개 기관은 대학박물관 등 조사기관에 매장문화재 시·발굴조사 용역을 맡기고, 세금계산서 등 증빙자료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7억7700만원의 혈세를 낭비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함께 某사립대학 박물관은 57건의 문화재 조사용역을 수행하면서 발생한 수입 54억5700만원을 박물관장 개인통장에 넣어두고, 박물관 직원들 상여금을 주거나 재단법인 명의로 연립주택 5동을 취득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