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감사원은 "작년 10월 국회에서 정부위원회 설치 및 운영의 적정여부에 대한 감사를 청구, 12월부터 감사를 벌인결과 정부위원회 정비가 부족하고 남설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여러 부처에 널려있는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으로 설치된 정책기획위원회 등 11개 국정과제위원회는 민간인 전문가를 위원장 등으로 위촉해 전문성이나 의사결정의 유연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성격이나 기능으로 봤을 때 반드시 고위직으로 운영할 필요가 없는 주택정책심의위원회 등 11개 위원회는 서면회의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위원장 등이 장관급 등 고위직으로 구성돼 직급조정 등의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특히 "국세청의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와 국세심사위원회를 비롯해 정부산하 12개 위원회는 기능이 중복된 유사위원회"라며 "행정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설치목적이나 기능이 유사한 경우 통합하거나 정비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행정안전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와 국세심사위원회는 모두 국세기본법에 근거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원구성이 거의 유사하고, 수행업무도 과세 전과 후의 차이일 뿐 과세의 적법 여부를 심사하는 것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
감사원은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와 진실화해위원회는 같은 10건의 사건을 각각 접수해 같은 위장간첩사건에 대해 하나는 위장간첩행위를 사실로 보고, 하나는 국가권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으로 다르게 결정한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사망자에 대한 생활지원금과 위로금의 경우 5·18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지원위원회에서는 각각 7000만원 및 2100만원씩 지급하는 반면,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와 삼청교육피해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는 지급하지 않는 등 위원회별로 보상금 지급기준이 다른 경우도 있었다는 것.
감사원은 이에 따라 185개 위원회에 대해 정비방안을 마련하고, 행안부의 당초 계획상 폐지·통폐합 대상 17개 그리고 직급조정대상 38개 등의 정부위원회를 행안부가 일제 정비할 것을 주문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를 통해 정부위원회의 설치·운영 및 정비·관리 등에 관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위원회 남설방지 및 정비 등의 실효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