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 세제개편 차원서 신중히
정부가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이나 골동품 등을 팔 경우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품 등에 대한 과세문제는 지난 1990년 관련 법령이 마련된 이후 10여년간 시행이 유보되어오다가 2003년에는 아예 법안 자체가 삭제되는 등 조세분야의 오랜 논란거리 중 하나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하고 있는 '근본적 세제개편'의 일환으로 서화·골동품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현재 서화·골동품은 법인이 가지고 있는 소장품을 양도할 경우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가 과세되며, 작가와 화랑 등 판매상이 창착품 및 소장품을 판매할 경우 사업소득으로 간주해 종합소득세가 매겨진다.
그러나 개인이 소장한 서화·골동품을 양도할 경우에는 양도세가 비과세되고 있다. 특히 최근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고가(高價)의 미술품 등에 대한 매매가 빈번해지면서 이에 대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형평성 측면에서 개인소장가의 서화·골동품 양도소득 과세를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미술 창작과 거래의 위축을 염려하는 시각이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서화·골동품 양도세 과세 관련 법령은 지난 1990년 제정된 이후 5차례에 걸쳐 시행이 유보되다가, 2003년말 국회 본회의에서 미술시장의 불황을 초래할 우려와 제도시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근거조항 마저 삭제됐다.
당시 정부는 2000만원 이상의 골동품을 양도해 차익이 발생할 경우 각종 공제와 필요경비를 적용한 후 소득세 기본세율(당시 9~36%)로 세금을 내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결국 입법이 무산된 바 있다.
한편 재정부는 현재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전 세목에 대한 근본적 세제개편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7~8월경 최종안을 발표한 후,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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