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주변에서는 3∼5급 승진인사를 둘러싸고 '언제 단행한다고 하더라'는 식의 근거 불충분의 '카더라 통신'만 있습니다. 그러나 당분간 승진에 대한 기대는 잠시 접어두는 것이 정답일 듯 합니다.
이유는 행정안전부가 국세청을 포함한 전 부처에 보낸 '승진인사 자제요청' 때문.
국세청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 전 부처에 "별도의 지침이 있을 때까지 승진인사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승진요인이 다분하더라도 '별도의 지침'이 있기 전까지는 승진인사를 단행하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부처통폐합으로 인해 수많은 '잉여인력'들이 발생한 가운데, 국세청만 독야청청(獨也靑靑)승진인사를 단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 '기약' 없는 복수직 부이사관 승진인사= 최근까지 국세청 일각에서는 조만간 3급 복수직 부이사관 승진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위직 명예퇴직 등의 여파로 9∼10개 정도의 복수직 부이사관 TO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복수직 부이사관 승진인사 시기는 안개 속입니다. 사실상 '당분간은 없다'고 보는 것이 정답입니다. 행안부의 '별도지침'이 없는 한 승진인사는 단행하기 어렵다는 것이 국세청 인사라인 관계자의 전언.
또한 복수직 부이사관이라 해도 현 직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분만 '부이사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운영의 측면에서 볼 때 당장 필요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국세청은 오는 5월 말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진행되는 '고위공무원단후보자과정' 교육에 9명의 간부들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육에 참가하는 간부들은 이병국 서울청 조사1국1과장, 김경수 국세청 대변인, 석호영 국세청 소득세과장, 오정균 대전청 조사1국장, 박동렬 대구청 조사2국장, 성윤경 부산청 조사3국장, 강종원 광주청 조사2국장 등입니다.
교육 참가 간부들 대부분이 그 동안 복수직 부이사관 승진대상자로 거명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지금 당장 승진시기는 불투명하지만 승진대상자들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 '이중고(二重苦)' 서기관 승진인사= 복수직 서기관 승진인사도 마찬가지.
현재 국세청은 충분한 서기관 승진TO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행안부의 승진자제 요청 여파로 '정체현상'을 겪고 있는 것은 복수직 부이사관 승진인사의 경우와 같다는 전언입니다.
여기에 더해 서기관 승진인사는 또 다른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바로 '2년 조기 명예퇴직제도'가 폐지됐기 때문입니다.
예년 같으면 1950년 상반기(1∼6월)출생자들은 최소한 오는 6월 명퇴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 국세청장이 이 같은 명퇴 제도 폐지를 천명하면서 6월 명퇴는 사실상 실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가뜩이나 행안부 승진자제 요청으로 승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불가피한 승진소요를 만들어줄 수 있는 명퇴 제도가 폐지되는 바람에 정식 임용을 기다리던 (복수직)서기관들의 발목이 잡히고 이에 따른 후속 서기관 승진 인사도 불투명해져버린 셈입니다.
□ '발목'잡힌 사무관 승진인사= 3, 4급 승진인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무관(5급)을 포함한 하위직 승진인사는 행여 말도 꺼내기 힘든 형편입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승진(내정), 지난 2월 보직을 받은 68명의 사무관 승진자들은 최근 중앙공무원교육원 승진자 교육과정을 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식으로 사무관 임용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승진자 교육과정을 마치면 정식으로 사무관 임용을 받고 6급 딱지를 떼는 것이 정상이지만 뜻하지 않은 현 정부의 '승진자제' 분위기에 휩쓸려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TO가 확보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무관 승진(내정)인사를 단행하기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결과적으로 사다리 형태로 줄줄이 이어진 승진 정체현상의 해결책은 하루 빨리 승진과 관련한 행안부의 '별도치침'이 내려오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이 국세청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