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구매 거래가는 1억4400만원인데도 3억1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산학협력사업비 1억2700만원을 횡령한 충북 영동 소재 Y대학. 고속가공기 등의 장비를 구매하면서 납품업체와 공모해 꾸민일이다. 물론 횡령한 돈은 이사장 개인용도로 사용됐다.
이 뿐이 아니다. 전북 소재 한 전문대학은 산학협력팀 직원이 지출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전문대학특성화사업비 730만원을 횡령한 것도 모자라 관련업체에 입찰정보를 알려주기로 하고 315만원을 받아 챙긴 일도 있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방대학혁신역량 강화와 대학통폐합사업 등 특성화사업을 위해 지원한 돈들이 학생들에게 바른 생활을 유도해야 할 상아탑에서조차 엉뚱하게 쓰여지고 있었다.
감사원은 6일 "작년 7월부터 대학특성화사업 추진실태를 40개 국립 및 사립대학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사업대상 선정부터 사업비 집행,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무려 33건의 이같은 위법·부당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인천소재 한 대학에선 교직원 급여로는 쓸 수 없는 특성화사업비 1억2900만원을 연구과제에 참여 하지도 않은 직원 등의 연구활동비로 지급하고, 전남의 한 대학은 사업팀 구성원에게만 쓸 누리사업비 3억5000여만원을 지자체 공무원 등의 해외연수비로 썼다.
감사원은 "이처럼 시설비, 해외연수비 등의 사업비를 사업목적과 맞지 않게 써버린 대학이 무려 46개나 됐다"며 "목적 외 용도로 쓴 사업비를 전액 회수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기자재 구입시 허위 계약서 등을 제출해 국고금을 횡령하거나, 지역 거점 대학에 설치토록 한 장비도 활용하지 않은 채 공터에 방치하는 등 지원된 사업비가 엉뚱하게 사용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집중 육성이라는 대학특성화사업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대학 내 모든 학과와 관련된 사업이거나 사업참여 학생비율이 높은 사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해야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제대로 된 기준조차 없었던 것이 감사원에 지적되기도 했다.
두루뭉술하게 기준도 없이 지원된 사업비는 특성화 분야 취업률이 대학 전체 취업률과 차이가 없는 등 부진한 성과로 이어졌으며, 기술력이 없어 사업자체를 포기한 대학에 또다시 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하는 등 어이없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에 "사업의 목적과 적정성을 따져 투명하게 재정을 지원하고 목적 외 용도로 사용된 사업비는 전액 회수하라고 통보했다"며 "횡령자는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고, 재판 결과에 따라 징계할 예정이며 수사가 진행중인 곳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