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소비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수석연구위원은 7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글로벌 자원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 창립기념세미나에서 `한국경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글로벌 자원위기의 영향과 정책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31개 OECD국가 중 30위인데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9번째로 GDP 대비 에너지 소비량은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소득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금속원자재, 농산물 부문에서 순수입 상위 국가에 포함돼 있어 적극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자원위기에 따른 타격이 큰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라고 오 수석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것은 화학, 철강, 비금속 광물 등 자원 다소비형 산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3%, 제조업에서는 39%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아 우리나라 전체에너지의 40.1%나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들 자원 다소비형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은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우리 경제는 자원제약이 심해질 수록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오 수석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오 수석연구위원은 2000년대 들어 우리 경제는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2차 오일쇼크와 같은 공급난이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경제성장률이 1.0%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1.2%포인트 상승하는 등 거시경제에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자원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원 다소비 업종 비중이 높은 경제를 금융, 소프트웨어 등 자원소비가 적은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도화하고 자원 다소비 업종의 경우 에너지 절감 설비 확충과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집약형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변신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이 요시노리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오일피크는 농업피크 그리고 문명피크'라는 주제발표문에서 세계 유전발견 피크는 1964년께며 원유생산 피크는 2005년 5월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피크 이후에도 탐사와 생산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는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인 자원의 유한성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석유자원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고 절약을 통해 문명의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 역시 고갈돼가는 석유에 완전 의존한 상태인 만큼 오일피크를 농업피크로 이해하고 세계적인 식량부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이먼 위델 글로벌 인사이트 세계석유국장은 `글로벌 자원위기'라는 주제발표문에서 미래에는 원자재 가격이 수급을 반영한 높은 수준에서나마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많은 산업 분야가 도전에 직면할 것이고 안정된 성장을 위해서는 효율과 보전을 염두에 둔 새로운 정책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