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율 인하, 면세품목 확대 모두 불가"
정부가 법인세율 인하 등 감세(減稅)를 중심으로 한 근본적 세제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세목 중 가장 많은 세수 비중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 분야에 대해서는 세율인하나 면제품목 확대 등 감세방안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나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생활필수품 부가가치세 면제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당-정 간의 마찰이 예상된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수차례의 당정협의를 통해 각종 감세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부가가치세 관련 분야에 대해서는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에서는 제18대 총선 이후 재정부가 발표한 라면, 식용유 등 집중점검대상 52개 생필품과 육아용품 등에 대해 부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회복과 지속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법인세율 인하 등 감세를 추진하는 대신 과세기반 확충을 위해 비과세·감면을 축소하는 것이 정책 방향"이라며 "생필품 등에 새롭게 부가세를 면제해주는 방안은 정부 정책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나라의 부가세율은 외국에 비해 낮은 편이고, 면세범위는 넓은 편"이라며 "국제적 기준에 맞춘다면 세율을 내리기 어렵고, 면세품목은 오히려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6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생필품 52개에 대한 부가세 면제방안에 대해 정부가 반대하고 있지만, 그래도 밀고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당정협의 과정에서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정부의 국세 징수실적에 따르면 부가가치세가 40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소득세가 39조9000억원, 법인세는 35조4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세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국세(161조5000억원) 중 72%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