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서울의 준공업지역에 있는 공장 부지에 아파트 건립을 대폭 확대 허용하는 내용의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9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개정안에 대해 본회의에서 통과할 경우 재의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히는 등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와 시의회간 의견 절충의 필요성이 있어 일단 개정안을 9일 오후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조례 개정안을 재검토한 뒤 6월20일부터 열리는 제34회 시의회 정례회에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서울시의 강력한 반대와 시민여론 등을 감안할 때 관련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준공업지역 내에 부지 면적 대비 30% 이상을 산업시설로 지으면 나머지 70%에 달하는 부지에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서울시는 공장부지 비율이 30% 이상인 '공업우세지구'에서는 원칙적으로 아파트 건립을 불허해 왔었다.
단 최근 개정.공포된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주택 재개발 예정구역으로 지정된 9개 구역(영등포 7곳, 성동구 2곳)에 한해서는 공장 면적의 80%에 비주거 용도의 건물을 지으면 나머지 땅에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측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서울시 전체 면적의 4.6%(27.73㎢)에 불과한 준공업지역을 전면 주거화해 서울의 산업기반을 무너뜨리고 일부 대기업에 특혜를 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시의회 준공업지역관리지원 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이미 준공업지역이 유명무실해진 이상 열악한 주거환경 등 도시환경을 정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