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회부의장을 노리는 민주당 중진은 5선의 박상천 대표와 김영진 당선자, 4선의 문희상 의원 등 3명.
당초에는 박 대표가 7월6일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국회부의장에 합의추대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김 당선자와 문 의원이 경쟁 대열에 합류하면서 경선 쪽으로 기류가 달라졌다.
국회의장단은 18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구성돼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은 오는 26, 27일로 예정된 18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의 마지막 순서로 야당몫 부의장 후보를 선출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 민주계를 대표하는 박 대표는 전남지역 당선자들 중심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최근에는 구 열린우리당계 중진 및 당선자들과의 대면접촉을 늘리고 있고, 당 원로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으로부터 조언과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선으로 가기 전에 당내 대세론을 선점해 합의추대로 판을 조기에 정리하겠다는 의도인 셈. 한 측근도 "경선이 아니라 무조건 합의추대로 간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부의장 합의추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분당의 구원(舊怨)을 털고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을 경우 당 대표 경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와 문 의원은 박 대표측의 '합의추대' 주장에 대해 "박 대표 뜻대로 안 될 것이다. 동등한 출발선에서 18대 당선자들의 뜻을 물어야 한다"며 강하게 제동을 걸고 있다.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된 김 당선자는 광주지역 당선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오는 16일부터는 서울과 수도권 당선자들과 개별 접촉을 통해 득표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김 당선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부의장 경선에 나설 생각을 굳혔고, 당직보다는 국회직에 진출해 국회를 변화시키고 농어민 등 경제적 약자를 대변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며 "박 대표가 정치발전에 기여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당 대표를 맡고 있는 분으로서 국회부의장으로 가는 것이 적절한 지 의문을 갖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박 대표와 김 당선자의 경우 총선 공천 과정에서 쌓인 앙금도 적지 않아 사전 조율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문 의원은 당 대표 경선 출마와 국회부의장 도전을 놓고 고심해 왔지만, 최근 국회부의장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의정부 갑에서 4선 고지에 오른 문 의원은 수도권 및 열린우리당계 의원들 사이에서 폭넓은 기반을 갖고 있어서 부의장 경선에 나설 경우 의외로 높은 득표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의원의 한 측근은 "요즘 주변에서 국회부의장쪽 얘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고 있어서 분위기가 그쪽으로 갔다고도 볼 수 있지만, 아직은 당 대표와 부의장 중에서 어느 쪽이냐고 물어보면 확실하게 답하기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박상천 합의추대론'에 대해서는 "사람이 없으면 추대로 가는 게 당연하겠지만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달라질 것"이라며 경선 참여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