田감사원장, 靑사직서 결재 없이 퇴임식 강행
"임기 못채우고 중도하차 처음"
전윤철 감사원장이 14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직서에 대한 결재도 이뤄지지 않은 채 이임식을 강행했다.
전 원장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기관장 생활 6번째에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하는 것은 이번이 내 인생의 유일한 케이스"라며 "임기를 지켜야 할 책무도 있지만,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팀웍을 구성해 국정수행을 할 수 있도록 퇴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쇠고기 문제만 해도 (정부부처가)서로 네 잘못이니 탓만 하고 있다. 장관과 총리가 이 문제에 앞장서 구정물에 손발을 담궈야 한다"며 "가장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정을 살피는 감사원이 이 문제의 조정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또 "감사원은 독립적으로 봐서 조정역할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같이 하자고 했던 것이 시스템감사이고 갈등조정"이라며 "갈등은 늘 있지만 어떻게 봉합하고 수렴해서 적극적으로 플러스요인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이와 함께 "지금 (대통령의)사직서 결재도 없이 퇴임식을 하고 있는 것이며, 서운한 것 있으면 훌훌 털자"며 "정무직에 오르면 언제라도 그만 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아니면 괴로워서 못 견딘다"고 조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 원장은 "우리나라가 반세기 압축성장과정을 통해 세계 11-12위 경제대국이 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공직자들의 역할 때문"이라며 "불교에서 말하는 다시 환생을 한다고 하더라도 공직자생활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혁신도시운영감사는 지역균형개발차원에서 위원회정비감사는 인수위원회 결정사항을 감사원차원에서 감사해서 정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와 관련 영혼이 없는 공직자라느니 코드감사를 운운할 땐 괴롭고 분했다"고 섭섭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감사를 하면서 징계요인에 해당하는 것만 찾지 마라. 그런 것은 검찰과 경찰도 한다"며 "1200명이 매일 3-4명씩 부처에 가서 (시스템적으로)곪은 것 찾는 거 감사원 외에는 없다. 종합시각으로 잘 봐서 하라"는 당부로 43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