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이래 최악으로 지지율이 추락한 영국 노동당 정부가 27억 파운드 감세안으로 민심 되찾기에 나섰다.
저소득층 최저세율 인상으로 비판을 받은 정부는 13일 올해 저소득층과 중산층 2천200만명에게 총 27억파운드에 달하는 세금을 깎아줄 것이라고 발표했다.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은 소득세 기준을 6천35파운드로 600파운드 인상함으로써 10% 소득세율 구간 폐지로 피해를 입은 530만 가구 중 80%를 보상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의회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올 9월부터 저소득층과 중산층 2천200만명은 연 120파운드의 감세 혜택을 입고, 고소득층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않는다.
달링 장관은 "유가와 식품 가격이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오르고 있다"며 "가능한한 빨리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 예산안에서 세제 단순화 작업의 일환으로 소득세 최저세율인 10% 구간을 없애고, 세율 체계를 20%와 40%의 두 단계로 단순화했다. 그러나 새로운 세제에 따라 530만 저소득층 가구는 10%에서 20%로 세율이 올라 비명을 지르게 됐다.
이 때문에 노동당 평의원들이 반발을 하고, 노동당은 지지층인 노동자들의 외면으로 지난 1일 지방선거에서 제3당으로 추락하는 참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감세안에도 불구하고 최저세율 폐지 피해자 중 110만 가구는 여전히 구제받지 못한다. 또 재정적자로 고전 중인 정부는 세입 감소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공공부채의 한도를 GNP(국내총생산)의 40% 이내로 제한한다는 정부의 재정운용원칙도 흔들리게 됐다.
당장 22일 치러질 '크루 앤드 낸트위치' 보궐선거를 앞둔 노동당 의원들은 정부의 감세안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정국을 반전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기회주의라며 비난하고 있다.
야당 보수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인 조지 오스본 의원은 "공황상태에서 만든 긴급 예산"이라며 정부는 이 세금 보상안을 계속 지속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빠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