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가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을 받아 지방세를 감면해 줬는데도 감사원이 이를 '부적절한 조세감면'이라며 시정을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감사원의 이번 조치는 정당한 행정절차를 밟아 권한 있는 상급기관의 유권해석을 받아 과세한 것을 뒤집은 것이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의 훼손은 물론 앞으로 유권해석을 받아 과세행위를 하게될 지자체들로선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16일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감사요원 12명을 투입해 충주시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를 벌인결과 외국인 투자기업 조세감면이 부적정한 것을 발견, 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충주시는 관내의 한 외국인투자기업이 공장 등을 취득하면서 취득세 등을 감면신청한 것과 관련 가설건축물과 2차에 걸친 공장 증축분에 대해 세법과 도세감면조례에 따라 취득세 등을 감면 결정해 줬다.
관련 세법과 조례에선 고도기술을 수반하는 사업을 하는 외국인투자기업이 사업을 위해 취득하는 재산은 외국인투자비율에 해당하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사업개시일로부터 7년간은 감면대상세액의 100%를 면제하고, 그 다음 3년은 50%를 경감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1998년 11월 이전의 외국인투자 및 외자도입에 관한 법률에 의한 조세감면결정을 받을 땐 사업개시일로부터 5년간은 100% 면제하고 그 다음 3년은 50%를 경감토록 돼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외국인투자기업이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 당해 증자분에 대한 조세감면은 자본증자에 관한 변경등기를 한 날을 사업개시일로 하고 이후 취득하는 재산에 대한 취득세·등록세를 감면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충주시는 회사가 신청한 가설건축물과 2차례의 공장 증축분 등 3건의 지방세 감면업무를 처리하면서 유상증자분의 외국인투자비율을 98년 11월 이전치와 이후를 따지는 등 세법개정에 따른 경과조치를 치밀하게 계산해야 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그러나 충주시는 외국인 투자비율에 대해서는 유상증자액을 취득시점의 총자본금으로 나누지 않았을 뿐더러 기간에 따른 감면율도 100%와 50%로 구분해 적용치 않았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
감사원은 이같은 판단에 따라 "충주시는 행정자치부의 질의회신을 근거로 투자비율과 감면비율을 각각 일괄적으로 100%를 적용해 지방세 등 감면을 결정했지만 감면된 지방세 1억7767만원은 부당하게 면제된 것으로 추가 징수·결정하라"고 시정을 요구했다.
감사원의 이번 시정요구가 논란이 되는 것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권한있는 기관의 유권해석을 토대로 투자의사결정을 했는데, 나중에 유권해석을 뒤집어 과세를 한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 때문.
현행 세법에선 ①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표시가 있고 ②납세자가 과세관청의 공적 견해를 믿는 것에 귀책사유가 없이 ③공적견해에 따라 어떤 행위를 했으나 ④과세관청이 말을 바꿔 ⑤납세자가 피해를 본 경우를 신의성실의 원칙의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충주시의 경우는 행안부 유권해석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 감사원 감사 이후 제대로 된 유권해석을 내려 납세자가 정당하게 냈어야 할 세금 만큼 더 걷도록 한 조치여서 납세자는 피해가 없는만큼 신의성실의 원칙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 행안부는 2006년 9월 21일 충주시의 유권해석 요청과 관련 "최초 사업개시일로부터 외국인 투자비율이 100%인 외국인 투자기업이 2006. 9월 증자하여 외국인 투자비율 100%에 변동이 없다면 마지막 자본증자 변경등기일이 사업개시일이 되는 것이므로 자본증자 변경등기일로부터 7년 이내에 취득하는 부동산은 취득세와 등록세의 면제대상이 되는 것으로 판단됨"으로 회신해 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