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6월말에 김치냉장고를 대량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김치냉장고는 주부들에게 인기가 좋을 뿐 아니라 올 가을부터 시작되는 김장철 수요에 대한 대비책이다.
그러나 세무사인 A씨의 친구는 김치냉장고를 6월말에 매입하지 말고, 조금만 참았다가 7월초에 매입하라고 충고했다. A씨 친구는 "6월말이나 12월말에 물건을 대량으로 매입하면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알 수 없는 이유를 댔다.
A씨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대금 문제만 해결되면 6월말에 사든 7월초에 사든 큰 문제가 아니지만, 왜 약 1~2주간의 시간차로 세무조사를 받고 안 받고 하는 것이 갈리게 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과세기간 종료일 대량매입, 매출 없어 신고성실도 낮아져= 사업자가 6월말이나 12월말에 물건을 대량으로 매입하게 되면 매출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이 발생해 신고성실도가 아주 낮아지게 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부가가치세법에서는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를 1과세기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제2과세기간으로 해 과세기간별로 세금을 신고·납부하도록 하고, 신고성실도 분석 등도 과세기간별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가 6월말에 대량매입을 하면 과세기간 종료일인 6월 30일 현재 매입은 이뤄졌으나 매출은 '0'인 상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환급세액이 발생할 것이고 신고성실도가 아주 낮게 나타날 것이다.
환급세액이 발생하면 환급현지확인을 한 후 환급을 해 주는데, 현지확인은 과세기간 전체에 대해 실시한다. 그러므로 매입시기를 잘못 잡으면 안 받아도 될 세무조사를 자초하게 된다.
또한 매입금액이 크지 않아 환급세액은 발생하지 않더라도 매입에 대응하는 매출이 이뤄지지 않으므로 신고성실도가 같은 업종의 다른 사업자에 비해 낮게 나타나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7월초나 1월초 매입이라면?= 만약 과세기간이 시작되는 7월초나 1월초에 대량 매입을 하는 경우는 어떨까?
7월초나 1월초에 매입하게 되는 경우는 12월말, 6월말까지는 판매될 것이기 때문에 매입으로 인해 환급세액이 발생하거나 신고성실도가 나빠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러므로 가급적 과세기간 종료일에 임박해서 물건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괜히 세무조사로 가는 지름길을 선택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