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소득할주민세 크게 올려 지방소득세로 전환"
행정안전부가 지역경제활성화와 지방자치단체 자주세원 확충을 위해 음식업과 숙박업 그리고 소매업 등 지역에서 이뤄지는 소비와 관련된 부가가치세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현행 국세 대비 지방세 비중이 8:2로 크게 기울어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국세인 소득세와 법인세에서 떼 내는 소득할주민세의 비중이 현행 10%수준은 낮다고 보고, 이를 높여 지방소득세로 전환하는 내용을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관련부처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방에서 이뤄지는 소비와 소득에 대한 세금을 대부분 국세로 흡수하다 보니,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자주세원 마련에 늘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며 "지방자주세원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방소득세와 관련해 소득세와 법인세에서 지방세로 이양되는 소득할주민세의 비중을 크게 높이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거둔 법인세 35조4000억원과 소득세 38조9000억원을 합친 74조3000억원에서 소득·법인할주민세는 10%인 7조4300억원 규모. 지방자치단체들은 소득할주민세를 지방소득세로 전환하려면 적어도 세수규모가 주민세의 2배 가까이는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에 따르면 소매업과 숙박업 그리고 음식업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지방소비세로 돌릴 경우 소매업에서 2조7774억원, 숙박업 2381억원, 음식업 1조3829억 등 총4조3985억원의 지방세수가 확보된다.
행안부가 의도한 대로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가 마련되면 약11조원 규모의 국세가 지방세로 전환되는 셈. 행안부는 지방소비세가 마련되면 음식·숙박·소매업에서 약 5∼6조원의 자주세원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행안부가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를 도입하려면 기획재정부가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및 법인세 개정을 해줘야 한다. 이와 관련 현재 청와대를 중심으로 행안부와 재정부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의견차이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관계자는 "아직까지 합의된 내용은 없지만 재정부, 청와대 등과 계속해서 대화하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 이 계획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의위원장은 최근 조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세와 지방세의 조정은 현재 행안부와 재정부사이에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부처간 협의된 내용에 따라 세법개정안이 국회로 오면, 최대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