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65개 자회사-'민영화 ·폐지·청산'
감사원이 한국전력과 산업은행 등 31개 공공기관에 대해 감사를 했더니 인건비의 편법·과다지급 등 약300여건의 위법·부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감사결과 이들 기관들이 편법으로 쓴 돈의 규모가 적발된 것만 1조원이 넘었다.
감사원은 감사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불법행위가 드러난 공공기관 임직원 10여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이어 기획재정부가 구조조정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감사결과가 반영되도록 늦어도 6월 중순까지 통보할 계획이다.
성용락 감사원 제1사무차장은 22일 "31개 공공기관 감사과정에서 일부 공공기관은 업무추진비를 지인이나 가족휴양 등 개인용도로 사용하는가 하면, 상품권을 구입해 깡으로 현금화해 유흥주점에서 사용하는 등 약 300여건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했다"며 공공기관 중간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성 차장에 따르면 에너지를 저렴하게 공급할 목적으로 자회사를 세웠지만 되레 시중가보다 전기를 비싸게 사서 재정부담을 초래하는가 하면, 자회사를 인사적체의 해소수단으로 세우고 자회사는 모회사와의 거래로 생존하는 등 상호 공생하는 문제도 다수 적발됐다.
감사원이 감사과정에서 편법·부당하게 쓴 돈으로 확인된 1조여원을 분석한 결과 인건비성 경비를 편법·과다하게 지급한 사례가 80여건 3300여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급여명목으로 받은 돈도 '신이 내린 직장' 답게 많은 이들이 고객접대비 등의 명목으로 판매촉진비 예산을 전 직원에게 나눠주는 등 인건비성 비용을 더 얹어 준 것.
이와 함께 ▲자회사 부당지원 및 감독 소홀(20여건 2600여억원) ▲편법 복리후생비(20여건 1400여억 원) ▲계약 업무 부당 처리(30여건 1000여억원) ▲이사회·경영평가 등 외부감독 회피(20여건 900여억 원) ▲기강해이 등(130여건 800여억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성 차장은 "방만 경영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만성적인 폐단이 근원적으로 시정될 수 있도록 법령 및 제도 정비 등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편법·불법 및 부실한 경영평가 등과 관련된 임·직원 100여명은 개별책임을 규명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31개 공공기관의 65개 자회사에 대해선 ▲매각을 통한 민영화 대상 ▲폐지 후 모기업 흡수 또는 청산대상 ▲조직 및 기능 슬림화 대상으로 구분해 감독기관에 질문서를 보냈고, 이에 대한 검토의견을 받아 통폐합·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것.
성 차장은 "현재 재정부에서 공공기관의 구조조정과 민영화와 관련해 상당한 수준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어디를 민영화한다는 것은 너무 정책적인 사안이지만, 감사원이 6월 감사결과를 알려주면 재정부가 충분히 분석해서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