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그 동안 소규모 생계형 사업자에 속하는 분식집과 슈퍼마켓 등 '관허사업 대상'에 속하지 않거나 불분명한 사업자들에 대해서도 세금 체납한 사실만 가지고 관허사업 제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세청은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이 부분에 대한 시정명령을 받은 뒤 현재 명확한 지침을 각 세무서에 시달, 무분별한 관허사업 제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관허사업이란 사업을 하기 위해 반드시 행정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이다. 예를 들면 건설업, 숙박업, 유흥음식점업, 식품제조가공업 등이 관허사업이며 일정규모 이상의 슈퍼마켓을 제외한 소형 슈퍼마켓과 분식집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행 국세징수법상 관허사업자가 국세를 3회 이상 체납한 경우에는 일정한 제한을 가할 수 있다. 그러나 관허사업 제한과 관련한 금액요건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그 동안 일선세무서에서 세부적인 대상업종 등에 대한 기준 없이 500만원 미만 체납액이라도 3회 이상 체납한 경우 '중구난방식'으로 관허사업을 제한해 왔던 것이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던 것.
이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이 부분에 대한 시정명령을 받은 뒤 즉각 관허사업 제한과 관련한 세부지침을 시달해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일선관서에서 관허사업 제한 요구시 제한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해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체납자의 재산압류나 납세담보 제공 등으로 조세채권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제한을 자제하거나 철회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세청은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 '면허세(지방세)' 부과대상 사업자의 경우만 관허사업 제한대상 사업자로 구분해 관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관허사업 제한 대상이더라도 '생계형 체납자'의 경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허사업제한 금액기준 신설이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현재 국세징수법 개정안에 관허사업제한 금액기준 신설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액이 500만원 이상으로 국세를 3회 이상 체납한 경우에만 관허사업 제한이 가해질 수 있도록 현행 국세징수법을 개정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면허세 부과대상 사업자만을 관허사업 제한 대상으로 구분하는 것과 관련한 법령 개정 건의도 행정안전부에 요청했다"며 "다만 법이 고쳐지기 전 일선 세무관서의 혼란을 바로 잡기 위해 우선 시정조치해 운영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