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정부 기관 사상 첫 대(對)국민 신뢰도 조사
"평가결과 토대, 신뢰도 제고 방안 수립·시행"
국민들이 국세청을 보는 시각은 역시 냉정했다.
일반 국민들이 평가한 국세청의 신뢰도는 49.3점. 국민 2명당 1명은 국세청을 신뢰하지 않는 셈이다. 다만 국세행정을 직접 체험한 '유경험' 납세자가 포함된 종합신뢰도는 이보다 높은 62.5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29일 "국세청의 '신뢰'를 납세자들로부터 직접 평가받아 납세자 중심의 세정운영 틀을 마련하고 부서별·관서별 평가를 통해 국세공무원 업무수행 태도와 마인드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기관 사상 처음으로 대국민 신뢰도 조사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국생산성본부 주관으로 민원, 신고, 조사, 불복 등 8개 국세행정 분야에서 전문성·공정성·납세자지향성·청령성 등에 대해 지난 3월31일부터 5월16일까지 47일 동안 진행됐다.
특히 전국 7500명의 국민들을 대상으로(개인 납세자 73%, 법인 납세자 27%) 한국갤럽, 중앙리서치, 글로벌리서치 등 3개 여론조사 기관이 투입돼 1:1대면설문을 통해 107개 세무서를 직접 평가했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조사 결과 2008년 4월30일 기준 국세청의 종합신뢰도는 62.5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공정성 ▲전문성 ▲납세자지향성 등이 꼽혔다. ▲청렴성 ▲대국민홍보는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세행정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반 국민 250명이 평가한 신뢰도는 49.3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객관적 시각에서의 국세청은 여전히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 국세행정, 공정하지만 '배려'는 없다(?)=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 요인별 평가에서는 공정성에 대한 평가가 70.0점으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서비스 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 중 하나인 납세자지향성은 61.3점에 불과했다.
전문성과 청렴성은 각각 69.7점, 64.0점을 얻었다.
업무분야별 신뢰도 평가에서는 민원분야가 69.4점을 얻었으며 세정지원 분야 68.6점, 각종 신고업무분야 68.1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세무조사 분야의 신뢰도는 65.9점이었다.
그러나 체납처분 분야의 신뢰도는 59.7점을 얻는데 그쳤으며 '납세자의 사후권리구제' 분야인 과세불복 관련 업무분야는 46.3점으로 매우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재산권에 직결되는 체납행정과 과세불복 제기 시 납세자의 청구가 인정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납세자 신뢰…납세순응 '선순환 구조' 있다= 국세청 미래에 대한 기대 점수는 70.7점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달라질 국세청'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은 셈이다.
특히 납세자 신뢰도 1점이 상승할 때 납세순응도는 0.54점이 상승, 납세자 신뢰가 높아지면 국민행복 가치 창출과 납세순응도 또한 같이 높아져 자발적 납세환경이 정착되어 갈 것으로 국세청은 전망했다.
□ 지방청별 신뢰도 점수는?= 6개 지방국세청별 신뢰도 조사결과 대전지방국세청이 신뢰도 점수 69점을 획득, 가장 신뢰받는 지방국세청으로 조사됐다.
대구지방국세청과 광주지방국세청은 각각 66점을 얻었으며 부산청은 64점, 중부지방국세청은 63점, 서울지방국세청은 62점을 얻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원이 밀집된 지역의 납세자 신뢰확보가 급선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세무서별로는 107개 세무서 중 광주청 산하 정읍세무서가 73.7점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공주세무서가 73.5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속초세무서는 46.1점에 그쳐 업무처리 행태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병춘 국세청 차장은 "국세행정 신뢰도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분야별, 관서별 신뢰도 제고방안을 수립해 적극 시행할 예정"이라며 "연말 신뢰도 평가를 재실시해 그 결과를 관리자 인사에 반영하는 등 성과관리와 신뢰도 평가를 지속 연계시켜 성과와 경쟁의 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