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0개 소비재품목 수입가격 공개
관세청은 30일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90개 세부 수입품목에 대한 최저, 최고, 평균 수입가격(운임·보험료·제세포함)을 공개했다.
소위 'MB물가지수'에 포함되는 쇠고기, 돼지고기, 고등어, 경유, LPG가스 등 52개 생필품 중 17개 수입품과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되는 516개 품목 중 총 90개가 선정됐다.
이는 지난 2일 열린 정부의 '서민생활안전 TF회의'에서 발표한 물가안정보완대책에 대한 후속조치로, 수입가격을 공개해 물가상승을 막겠다는 것.
관세청은 브랜드네임과 세부가격을 공개하는 부분에서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법률' 등 법적인 문제와 업계의 반발 때문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브랜드네임을 공개하되 개별 브랜드가격은 밝히지 않은 채 다수의 브랜드와 그 평균가격만을 공개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청바지의 경우 '리바이스', '케빈클라인', 'A&F', 'DICKIES' 등 멕시코에서 OEM으로 생산된 유명여성용 청바지의 경우 최저 2만4897원에서 최고 4만5968원에 수입되고 있다. 평균수입가격은 2만8682원.
실제 브랜드 매장에서 이들 브랜드의 청바지 가격이 10만원대에서 대부분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가격을 따지더라도 3배이상의 가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운동화의 경우에도 일반 브랜드매장에서 10만원대에서 20만원대까지 판매되고 있는 '아디다스', '나이키', '퓨마' 등 인도네시아 OEM생산품이 최저 1만1757원∼최고 8만100원에 수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쇠고기수입문제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호주산 쇠고기의 경우에도 냉동갈비는 품질에 따라 kg당 3430원∼9831원(평균 6001원)에 수입되고 있으며. 뉴질랜드산 냉동갈비도 kg당 3805원∼9229원(평균 6273원)에 수입되고 있다.
삼겹살은 캐나다산 냉장삼겹살이 kg당 5028원∼5613원(평균 5297원)에 수입되고 있으며, 벨기에산 냉동삼겹살은 kg당 3050원∼4300원(평균 3846원)에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제품 사용빈도가 높은 유아용 유럽산 유모차의 경우 'QUINNY BUZZ', 'BEBECAR', 'STOKKE' 등의 브랜드가 개당 29만229원∼54만5205원(평균 38만4304원)에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최고가 브랜드인 'STOKKE' 유모차는 국내 쇼핑몰에서 100만원~150만원 상당에 판매되고 있다.
천홍욱 관세청 통관기획국장은 "정부는 수입물가 및 국내물가상승률을 감안해 분기단위로 수입가격을 공개하고, 앞으로도 소비자물가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가격상승폭이 큰 품목은 추가하는 등 단계적으로 공개대상품목을 조정할 계획"이라며 "소비자원에서 2단계로 도매, 소매가까지 공개하면 그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세청은 일부국가에서는 원산지를 위조하거나 진품으로 둔갑시켜 고가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보고 통관단계에서의 세관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며, 수입가격 세부자료도 한국소비자원에 제공해, 공개품목에 대한 국내판매가격을 조사하는데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