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외감 대상 법인을 자산규모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게 되면 작년말 기준으로 외부 감사 대상이 1만8074개사에서 1만4474개사로 약 3600여개사가 줄어든다.
차기 회계사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권오형, 주인기, 정기영 후보 3명이 "외감 대상 법인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권오형 후보(회계사회 수석부회장)는 "소기업일때부터 투명한 경영을 해야 중기업, 대기업이 돼서도 변칙처리를 하지 않는다"며 "작은 기업일수록 투명 경영을 하려면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중소기업이 (외부감사로 인해) 감사수수료에 허덕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 평균 감사수수료 등은 외국인 근로자의 반년치 연봉에 불과하다"며 "중소기업이 외부감사를 받지 않으려는 것은 변칙 처리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인기 후보(회계사회 국제부회장)는 "기업이 현금흐름표를 작성하지 못해 감사를 해야 하는 회계사들이 지도를 해줘야 할 정도로 회계실무가 국제적 수준으로 볼 때 낙후돼 있는 상태"라며 "각 기업의 회계인프라를 개선하고 회계정보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회계사의 감사와 지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계를 하나의 규제 차원에서 생각해 외부감사 대상을 줄이는 것은 회계인프라 구축에 역행하는 일이라는 것.
정기영 후보(국민은행 이사회 의장) 역시 "외감 대상이 자산규모 1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는 것은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실제로 투명한 경영, 신뢰할 수 있는 재무정보를 위해서는 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 비용을 크게 하는 졸속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가는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재무정보 공개라는 것은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라며 "기본적인 조건을 생각 안하고 기업이 성장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인회계사회는 지난 27일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는 국가 신인도 향상과 투명성 확보인데 외감대상 축소는 국가의 제도개선 정책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조치"라는 의견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외감 대상 기준이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8년 이후 조정되지 않아 1998년 7725개에서 작년 12월 1만8074개로 약 2.3배 늘어난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가 적은 비상장회사 등에 대해서 과도하게 부담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위는 외감 대상 법인 축소 등을 포함한 회계제도 선진화 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내달 4일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