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해저터널의 내부가 처음 공개됐다.
대우건설은 국내 첫 해저터널인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구간의 해저 20여m 아래의 터널을 1일 언론에 공개했다. 그동안 시공과정은 몇 차례 공개됐지만, 가라 앉힌 해저터널의 내부가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 해저터널은 진입로 180m와 연결돼 시공된 3개 구조물 중 지난 2월 연결시킨 첫번째 구조물 구간이다.
대우건설은 이 구간의 공개를 통해 해저터널 건설 공법인 '침매(沈埋)터널' 공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해저터널이 놓이는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공사는 거제-대죽도 구간 사장교(4.5㎞), 대죽도-가덕도간 침매터널(3.7㎞)을 건설하는 대역사로, 사업비 2조6천억원이 투입돼 2010년 말께 완공될 예정이다.
◇ 침매터널 공법이란 = 조선소처럼 육상에서 터널 구조물을 건조해 부력을 이용해 바다에 띄우고 이동시킨 뒤 시공할 위치에 가라앉혀 연결시키는 공법이다.
무엇보다도 길이 180m, 너비 26.5m, 높이 9.75m, 무게 4만5천t의 거대한 터널 구조물 18개를 오차 5cm 이내의 범위에서 연결시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
특히 이 터널이 시공되는 구간은 평균 연약지반이 30m에 이르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난코스로 콘크리트 도로터널 방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48m의 바다 밑까지 내려가 첨단 장비를 이용해 터널을 연결시키고 있다.
연약한 지반층으로 인해 시공 주관사인 대우건설은 공사가 시작된 2004년부터 점토층으로 이루어진 침매터널 구간의 바닥을 수년 동안 개량하고 다지는 공사를 지속해왔다.
◇ 난공사 극복 위한 첨단 시공기술 = 침매터널 공법은 깊은 수심에서 거대한 함체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5cm 이내의 오차범위에서 연결시켜야 하는 초정밀시공이기 때문에 다양한 첨단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침매터널 공사에는 광파위치측정기를 이용한 `토털스테이션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 수심의 구간에서는 이 시스템을 쓸 수 없다.
때문에 침매함체 침설에서부터 접합 전까지는 소정의 장력이 도입된 와이어를 함체 사이에 연결시키고 이 와이어의 길이 변화와 각도로 구조물간의 상대위치를 확인하는 '장력-와이어 시스템'과 함체에 설치한 정밀음향 송신기와 수신기를 활용해 위치를 확인하는 SSBL(Super Short Base Line.근거리 수중음향위치추적시스템)을 시도할 계획이다. 또 함체접합 시에는 근거리에서 정밀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거리 센서'가 사용될 예정이다.
게다가 거대한 구조물을 이동시키고 가라앉히는 작업이기 때문에 기상 상황에 매우 민감하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기상청의 예보시스템에 더해 이 지역의 지난 50년간의 기상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별도의 예보시스템을 만들어 해상 상황을 면밀하게 관측하고 있다.
◇ 물류.관광 인프라 중심 꿈꾼다 = 'GK해상도로'로 불리게 될 부산-거제간 연결도로가 완공되면 경남 지역의 물류와 관광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산이 동북아 허브 항만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신항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중공업 대표 기업이자 세계적인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010140]이 있는 거제도와 최단거리로 연결되면 엄청난 물류비용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조선업 호황이 수년째 지속되면서 거제도 조선업체들로 인해 물동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부산에서 차량을 이용해 남해안 고속도로와 통영을 거쳐 거제도로 들어가는 3시간 40여분의 시간이 해상도로를 이용할 경우 40분까지 단축될 수 있다.
또 거제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관광산업이 발달해있고 골프장.레저시설 등 관광시설이 들어설 예정산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향후 남해안의 국제적인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세계 최대인 침매터널의 규모와 첨단 시공기술로 해외의 건설전문가들이 이곳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인 시공으로 한국이 세계적인 해저터널 시공기술 노하우를 축적하게 됐다"며 "완공될 경우 산업.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