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가격에 동일한 세금부담 원칙이 적용되도록 지방세를 내는 기준을 시가(市價)체계로 전환, 공평과세에 기여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죠. 이 무렵 납세자들로부터 격려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1984년 당시 내무부에서 처음 지방세업무와 인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자그마치 24년 정부 종합청사 지방세제국을 지키고 있는 전동흔 서기관의 말이다. 그에게 지방세는 삶 자체이고 자식과 같은 존재다.
현행 지방세 세목은 취득세와 등록세 그리고 재산세를 비롯해 17가지나 된다. 어느것 하나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세목이 없다. 지금의 지방세 세목을 낳게 한 것도, 현재의 모습으로 키운 것도 그였다. 지방세제국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지방세 지킴이다.
한계가 있었다면 그가 지방세를 다룬 것은 7급과 6급 그리고 사무관으로, 정책 주관자가 아닌 실무자 입장에서의 보조자 역할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 때문에 그는 자식 수는 많지만 자식들의 덩치가 작은 것에 대해 커다란 아쉬움을 갖고 있다. "현재의 지방세는 지방재정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한 재원임에도 그 규모가 열악하고, 세목이 많고 어려운 것이 문제다"라는 그의 말에서 애정과 아쉬움이 묻어난다.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14층에 위치한 지방세운영과에서 만난 전 서기관은 오늘도 지방세 관련 각종 서적에 푹 빠져 있었다.
그가 지금 맡고 있는 것은 도세업무를 총괄하는 것. 그는 "지방세가 매년 조금씩 발전해 가는 것을 보면 만족을 느낀다"며 "지방세의 발전과정에 적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랜 지방세정 경험에서 지방세 실무자로 누구보다 앞서 있는 그는 한편으로는 지방세 이론가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설명이다.
실무자로서 그는 바쁜 와중에 짬을 내 지방세실무해설, 지방세 감면조례해설, 지방세판례실무해설, 지방세과표해설, 지방세조례 및 부과징수규칙편람 등 각종 실무지침서를 펴냈다.
또 지난 1999년 '지방세법상 과세전적부심사청구제도에 관한 연구'로 경희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이후, 2005년엔 '재산세 과세불형평 측정 및 제도개선에 관한 연구'로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등 만학의 꿈을 이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7급 공채로 공직을 걷게 된 그가 고졸 30년 만에 받게 된 박사학위. 그것도 당시 지방세 과표를 시가로 전환하는 것과 맞물려 정부부동산 정책에 이론적 토대가 된 박사학위 논문이어서 더 의미가 컸다.
1957년 대구에서 출생한 그는 1977년 7급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경북 안동군 재무과 평가계에서 지방세 관련 업무를 처음 시작했다. 그러다가 1978년부터 3년 간 군복무를 마치고 못 다한 학업을 계속해 마침내 1983년도에 대구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게 된다.
이듬해인 1984년 당시 내무부에서 지방세 관련 업무를 맡아 지방세 발전과 나란히 7급에서 4급으로 스스로를 키우며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지방세 최고 권위자로 자타의 공인을 받게 된 그는 지방세 홍보도 열심이다. 현재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사람들이 모인 사단법인 조세연구포럼 등에서 지방세 홍보와 이론 재정비에 혼신을 기울이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지방세정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단전호흡으로 체력관리를 하면서 최근엔 수지침도 배우고 있다는 그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지방소득·소비세 도입과 관련 "향후 지방세의 세수 비중을 높여야 한다"면서 "한편으로는 납세자가 이해하기 쉬운 지방세법 체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