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선고 후 세금 체납으로 생긴 가산금ㆍ중가산금을 우선 변제받게 한 옛 파산법(2005년 3월 폐지)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재판관 9명 중 과반수인 5명이 위헌, 또 4명이 합헌의견을 각각 냈으나 `위헌 결정'이 되려면 3분의 2인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합헌'이 됐다.
헌재 전원재판부(주심 조대현 재판관)는 "파산선고 후 세금 체납 때문에 생긴 가산금을 우선 변제하도록 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며 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을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구 파산법은 `국세징수법에 의해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을 두번째 우선권이 있는 재단채권에, `파산선고 후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및 위약금'은 후순위 채권에 각각 포함했었다.
파산절차상 우선 변제 순위는 피담보채권, 재단채권, 일반우선 파산채권, 일반파산채권, 후순위 파산채권 순으로, 일반파산채권에 대한 배당률은 아예 없거나 낮으며 후순위 채권까지 배당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파산관재인들은 "조세 가산금은 성격상 파산선고 후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및 위약금에 해당하기 때문에 재단채권이 아닌 후순위 채권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내고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국세기본법은 조세의 우선징수권을 규정하고 있고 가산금ㆍ중가산금도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으며 파산절차 전에 우선변제권이 인정된 채권은 파산절차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하고 "다른 채권자들의 배당 몫이 줄어든다 해도 그 불이익이 조세징수의 실효성 확보라는 공익보다 중대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위헌의견을 낸 재판관 5명은 "파산제도는 채권의 개별적 행사를 금지하고 파산관재인에게 맡겨 채권자간 적정하고 공평한 만족을 도모한다"며 "가산금 채권의 우선변제로 인한 다른 채권자들의 재산상 손실이 공익보다 결코 적다 할 수 없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