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교수 "납세자가 세부담 예측하도록 해야"
유료 질의회신제 도입, 기본통칙 제개정 등이 대안
세법의 경우 그 수가 많음은 물론 너무 복잡하고 자주 변경되기 때문에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조세행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세관청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1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납세자 권리보호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납세자는 자신의 경제활동에 대해 얼마만큼의 세부담을 지는지를 알기 원하고 실제 부담하게 될 세액에 따라 경제활동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세법령이 방대하고 자주 개정이 되면서 납세자는 과세처분에 대해 세부담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개별세목과 관련된 세법령은 삭제신설을 따지지 않고 단순히 조문번호만 보더라도 법률은 1231개, 시행령은 1287개, 시행규칙은 514개 등 총 3032개 조문으로 구성돼 있다"며 "사법의 가장 기본적인 법률인 민법도 1118조까지 돼 있어 특별법을 제외한 법령만으로 보면 세법령이 민법의 3배에 달할 정도로 세법은 방대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득세법과 지방세법은 제개정수가 100번이 넘고, 법인세법, 관세법은 50번이 넘지만 민법은 1958년 제정된 이후 제개정수는 17번에 불과하다"며 "또 세법은 매년 한번 이상 개정될 정도로 잦은 개정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한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행정안전부, 법제처 등이 예규를 통해 납세자에 대한 공적의견으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법원을 기속하지는 못하며 국세청의 기본통칙 역시 행정규칙에 불과하다"며 "국세청이 이러한 예규, 심사·심판결정례, 판례, 훈령, 고시 등을 총망라해 '국세법령시스템'에 공개하고 있지만 단순한 정보제공이 납세자의 과세부담예측을 담보해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박 교수는 납세의무자가 과세여부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일수 있도록 ▲수수료를 받는 질의회신제도 도입 ▲종전 기본통칙의 개정 및 종부세법 기본통칙제정 ▲개정세법의 실효성 있는 홍보방안 마련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납세자와 과세관청이 기속될 정도의 질의와 회신내용이 무엇일지에 대한 기준은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국세청) 인원을 갖고는 기속성을 가질 정도의 구체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신속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국가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며 "질의회신할 수 있는 대상을 줄이거나 일정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기본통칙은 납세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기존예규를 정리해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세법의 최종개정일 이후 생산된 예규를 반영해 기본통칙을 신속히 개정해야 하며, 기본통칙 자체가 없는 증권거래세법, 교육세법 등의 경우에도 예규를 정리해 기본통칙을 제정해 해석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종부세법의 경우 2005년 1월 제정됐고 조문도 25개에 불과하지만 192건의 예규가 있다는 점에서 기본통칙의 제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개정세법에 대한 실효성 있는 홍보도 강조했다.
박 교수는 "기획재정부나 행정안전부에서는 개정세법이 나올 때 바다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내용을 홍보하고 있고 국세청도 생활세금시리즈나 세금상식 등을 책자나 홍보자료로 만들어 인터넷이나 세무서에 비치하고 있지만 감면신청과 같이 납세자가 적극적으로 내용을 알지 못하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홍보가 미흡할 수 있다"며 "주유소 입간판을 이용한 자동차세 홍보의 경우처럼 현실화될 수 있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