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많이 봐 강남에서도 알부자로 통하는 K씨는 요즘 밤잠은커녕 식욕마저 잃고 있다.
K씨가 아는 상식은 세금을 내지 않고 5년이 지나가 버리면 더 이상 세금을 낼 걱정은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그는 6년 전 등기도 하지 않고 팔아치운 땅에 대해 5년이 지난 작년부터는 세무서만 봐도 터지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표정관리에 전념해왔다.
그러나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문제의 땅에 대해 세금을 내라며 수억원이 적힌 세금고지서가 날라 와 밤잠마저 설치게 된 것. 답답한 그는 조세전문가는 물론 알만한 국세청 직원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세금을 내야한다'는 것.
국세청은 K씨와 관련 "세법에는 일정한 기간 안에서만 세금을 부과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세금을 부과할 수 없도록 하는 '국세부과의 제척기간'을 두고 있다"며 "납세자들은 대개 제척기간이 5년이라고 알고 있지만, 무조건 5년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제척기간이 10년이며 특히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상속ㆍ증여세를 포탈하거나 환급ㆍ공제 받는 경우 ▲상속ㆍ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거나 허위신고 또는 누락 신고한 경우는 제척기간이 15년이나 된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또 상속ㆍ증여세 이외의 세금의 경우는 일반적으로는 5년의 제척기간이 적용되지만 무신고의 경우엔 7년,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땐 10년의 제척기간이 적용된다.
국세청은 "납세자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50억원이 넘는 상속ㆍ증여세를 포탈하는 경우엔 국세청이 이를 안 날부터 1년 이내에 상속ㆍ증여세를 부과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경우 국세부과의 제척기간은 사실상 평생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제3자의 명의로 돼 있는 재산을 자신들의 명의로 실명전환을 하거나 ▲등기ㆍ등록 또는 명의개서가 이뤄지지 않고 취득한 경우 ▲국외 소재 재산의 취득 ▲유가증권ㆍ서화ㆍ골동품 등의 재산을 취득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는 것.
또 이의신청ㆍ심사청구ㆍ심판청구ㆍ소송 등 조세쟁송이 있을 땐 일반적인 제척기간이 경과했더라도 그 결정 또는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필요한 세금을 추징할 수 있다는 것이 국세청 설명이다.
국세청은 "K씨의 경우는 미등기로 양도해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경우에 해당된다"며 "이 경우는 양도일 다음 해의 6월1일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세금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에 K씨는 세금을 내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