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증시가 널뛰기를 하는 등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부자들도 금융 투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신 상속.증여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
삼성생명은 4∼5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종합 자산관리 상담을 해주는 FP(Financial Planning)센터를 방문한 부자 424명을 상대로 재무설계 관심 분야를 물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의 평균적인 모습은 자산 39억9천만원(금융자산 10억4천만원), 연수입 2억1천만원, 연령 48세였다. 직업은 개인 사업가, 최고경영자(CEO) 등이 많았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자들이 재무설계를 받고 싶어하는 관심 분야는 상속.증여가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 투자(28%), 부동산 투자(13%), 부동산 세금 및 정책(12%), 종합소득세(8%), 법인세금(4%) 등의 순서였다.
6개월 전인 작년 10∼11월 조사 때는 금융 투자(34.7%)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고 이어 상속.증여(21%), 부동산 투자(19%), 부동산 세금 및 정책(12%), 종합소득세(7%), 법인세금(4%) 순이었다.
금융.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 반면 상속.증여에 대한 관심은 늘어난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작년 10월 2,000선에서 올해 3월 1,500선까지 떨어지며 악화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금융 상품 선호도에도 반영돼 국내 펀드에 대한 선호도는 작년 하반기 26.3%에서 20.4%로 떨어진 반면 예.적금(20.3%→23.1%)과 보험(11.4%→22.6%)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갈렸다. 돈이 많을수록 상속.증여에, 적을수록 투자에 관심이 컸다. 30억원 이상 자산가는 관심사가 상속.증여(38.6%), 금융 투자(21%), 부동산 세금 및 정책(11.9%) 순서였지만 30억원 미만 자산가는 금융 투자(32.2%), 상속.증여(24.2%), 부동산 투자(15.3%) 순으로 양상이 달랐다.
부동산 투자 대상으로는 주택에 대한 규제의 영향으로 상가(28.6%)와 토지.임야(26.2%)에 관심이 많았다.
신성욱 FP센터장은 "주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고액 자산가 사이에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퍼졌다"며 "자산 규모와 연수입, 연령이 높을수록 상속.증여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