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팀 통째로 빼가기도 예사
증권사 신설에 자통법 앞두고 '극성'
신생 증권사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증권업계의 인력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마다 투자은행(IB)으로 도약을 내걸면서 법인영업, 채권, 기업공개(IPO), 파생상품 등의 전문인력은 팀 단위로 통째로 스카우트하는 일까지 잦아져 업계에 파장을 초래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소속으로 거듭나면서 인력 보강에 한창이던 HMC증권(옛 신흥증권)은 팀장을 비롯해 채권금융팀 12명이 최근 한꺼번에 KB투자증권으로 옮겨 친정인 HMC증권에 충격파를 날렸다.
KB투자증권으로 옮긴 한 팀원은 "오랜 기간 같이 일하면서 팀워크가 형성돼 팀 리더의 이직에 팀원들이 뜻을 같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인력 스카우트에 애를 먹으면서 아직 리서치본부 체제도 완전히 갖추지 못한 HMC증권으로서는 부서 하나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아픔을 겪은 셈이다.
매각설에 시달리면서 인력이 하나둘씩 빠져나가던 교보증권은 IPO팀, 기업금융팀 등 IB투자본부의 인력 5명이 한꺼번에 기업은행이 신설하는 IBK투자증권으로 근무처를 옮겼다.
IBK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영입된 임홍재 전 교보증권 IB투자본부장의 영향도 있었다는 관측도 있지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업에 강점을 지닌 기업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는 후문이다.
하나IB증권이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새 인센티브 제도 등에 불만을 품은 인력들이 이직을 단행한 것도 회사측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 회사의 경우 IPO, 채권,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여러 부서에서 상당수 인력이 빠져나갔다.
LIG손해보험이 설립하는 LIG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 법인영업부에서 팀장급 1명을 포함해 전문인력 5명을 한꺼번에 스카우트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런 `스카우트 대란'은 8개 신규 증권사의 진입으로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데다 내년 자통법 시행으로 IB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나친 스카우트 경쟁은 대상 인력의 몸값 부풀리기를 부추겨 증시 약세로 수익성이 나빠진 증권사의 수익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곧 자산인 증권업계에서 우수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지만 한 팀이나 부서를 통째로 빼가는 일마저 잦아지면서 회사마다 인력 유출 방지에 고심하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