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일 의류전문 쇼핑몰 밀레오레 운영으로 알려진 성창에프엔디의 허위과장 광고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키로 의결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성창에프엔디는 지난 2006년 4월∼7월 신문 등에 "건설교통부 7대 광역도시 시내빌딩 투자 수익률 조사결과, 신촌·이대 상권이 28.88%로 최고치를 기록"이라는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
아울러 성창에프엔디는 전단지 광고를 통해 "경의선 복선 완료시 288회 10분 간격 운행"이라고 허위 광고를 했다.
이같은 업체의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칼을 들기는 했지만 한 발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후약방문'이라는 것. 그렇다면 공정위는 왜 뒤늦은 시정명령을 내렸던 것일까?
■ 공정위, "신고내용 확인하는 데만 몇 개월 걸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발 늦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신고를 접수하고 이를 분석한 뒤 관련업체에 자료를 요구하는 데만 해도 몇 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대한 신고접수가 이뤄진 것은 약 1년 전인 지난해 8월. 신고자들은 허위광고에 속은 분양자들이었으며, 신고 건수는 10여개나 됐다.
공정위는 이를 토대로 성창에프엔디에 자료를 요구했으나, 답변은 신고가 들어온지 4개월이나 지난 작년 12월에 도착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우리가 해당업체 등에 대해 자료와 해명 등을 요구하면 대개는 변호사의 자문 등을 언급하며 시간을 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물론 법적인 차원에서 독촉이 가능하기는 하다"면서 "그러나 업체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 많아 무턱대고 빨리 달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업계 실무자 입장에서는 정보를 잘못 제공할 경우 문책을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에 따라 업체의 입장과 답변 등을 듣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렇게 넘어온 업체의 자료 등은 여러 단계의 사실관계도 거친다. 관계자는 "이번 경우처럼 경의선 복선 전철화 사업 등이 업계의 과장 광고 등과 연계될 경우 한국철도공사(KORAIL) 등에 사실관계확인을 요청한다"며 "반드시 문서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바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사안은 지난 4월에야 위원회에 상정됐고 2개월이 지나서야 시정명령 조치로 결론이 났다. 거의 1년이 지나서야 업체의 허위과장광고 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결론이 내려졌던 것이다.
■ 버스 지나간 뒤 손들기(?)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뒤늦은 시정명령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늦었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에 신고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민사소송 등을 병행한다"고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의 판단이 법원의 참고자료로 쓰이고 있는 것. 공정위에서 "잘못됐다"고 하면 법원은 이를 판단의 한 근거로 삼는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내리면 해당 업체는 공정위의 리스트(?)에 오르게 된다. 만약, 또 다시 같은 행위를 반복하게 되면 과징금을 부과받거나 검찰에 고발되는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없나"라는 질문에 대해 "현행법상 광고를 사전심의 할 수 있는 곳은 법원밖에 없다"면서 "공정위라든지 언론사 등이 이같은 판단을 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사후약방문' 식의 공정위의 판단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