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출범과 함께 정부조직이 통폐합되면서 '재교육' 대상으로 분류, 현재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6개월 과정의 재교육을 받고 있는 사무관급 등 '잉여인력'들을 국세청 등에 재배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국세청이 초긴장 상태다.
특히 타부처 출신 잉여 사무관들의 국세청 전입 규모도 한 자릿수가 아닌 '수 십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예퇴직 등으로 발생한 사무관급 직위에 대한 대규모 승진인사를 기대하던 국세공무원들의 마음을 바싹 태우고 있다.
30일 행정안전부와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행안부는 현재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재교육을 받고 있는 사무관급 인력들을 재교육 종료 후 원 소속부처를 포함해 전 부처에 재배치하는 인력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조직 통폐합으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에 입교한 공직자들은 3급(부이사관급) 30여명, 4급(서기관급) 200여명, 5급(사무관급) 390여명. 이들은 각각 6개월 과정으로 재교육을 받고 있으며 각각 9월, 10월, 11월 재교육 과정을 수료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재교육 대상자 중 일부는 원 소속부처 또는 다른 부처에 결원이 발생할 경우 중간에 원 소속부처 등으로 되돌려 보내고 있다.
이와 연계해 행안부는 6월말 정년(공로연수 포함) 또는 명예퇴직으로 인해 40∼50명 규모의 사무관급 결원이 발생한 국세청에 현재 재교육을 받고 있는 사무관급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국세청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규모는 협의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사무관급 결원률이 많은 만큼 수 십명이 전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재배치되는 사무관급 인력만큼의 결원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국세청은 후속 사무관 승진 인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
행안부는 내주 중 각 부처에 공문을 보내 현 시점에서 결원이 발생한 직급에 대한 승진인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사실상 승진동결령을 해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과 12월 실시된 내정인사에서 사무관 승진 내정을 받고도 여태 정식 사무관으로 승진하지 못한 160여명의 '예비사무관'들은 이를 계기로 정식 승진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
행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초과 현원이 없고 결원만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승진동결령을 해제해 각 부처가 승진 대기자 등을 승진시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다만 고통분담 차원에서 현재 재교육 중인 인력들을 적절히 수용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이 같은 행안부의 방안이 조만간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과연 전입규모가 얼마나 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내부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마땅히 행안부를 설득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전입규모 등은 협의가 진행되지는 않았다"며 "타부처 출신 사무관들이 전입해 올 경우 기존 소속 직원들과의 융화, 업무진행 등 문제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사람들도 현재 타부처 출신자들의 전입 소문이 나돌면서 잔뜩 긴장하고 있다. 자칫 자신에게 돌아올지도 모를 '승진의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수 십명의 사무관을 수용하라는 요구를 했다는 소문이 많다"며 "이렇게 되면 후속승진 인사가 어려워져 승진적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이 아무리 버틴다고 해서 전 부처를 대상으로 한 재배치 작업에서 예외가 되지는 못할 것 같다"며 "타부처 사무관급 인력이 국세청으로 넘어올 경우 상당기간 동안 승진인사가 불가능해지고 조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