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지난 2002년 거래처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자신도 연쇄적으로 부도를 맞아 사업체 운영을 포기하게 됐다.
너무 갑작스럽게 당한데다 채권자들의 날선 눈초리를 이기지 못해 피신해 있었기 때문에 폐업신고를 제때 하지 못했다.
몇 년 동안 생고생을 한 끝에 겨우 재기, 조그만 사업체를 다시 운영하려고 했으나 이전 사업에 대한 세금이 체납돼 있어 본인 명의로는 사업자등록도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제한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
□ '폐업신고' 반드시 해야 '후환' 없다=사업체를 폐업하면서 세금신고를 해 두면 적어도 불리한 과세는 받지 않지만 신고를 하지 않으면 신고한 경우에 비해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 훨씬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
사업을 하면서 발생시킨 자료는 모두 국세청 컴퓨터에 입력된다. 따라서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적게 신고한 경우에는 그 내역이 모두 전산으로 출력되어 나온다.
세무서에서는 이를 근거로 세금을 부과하는데 매출자료는 그대로 과세하는 반면 매입자료는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매입세액을 공제해 주지 않는다.
만약 매출자료는 없고 매입자료만 있다면 매입자료금액을 전부 판매한 것으로 간주해 과세된다. 따라서 신고를 하지 않으면 신고한 경우에 비해 부가가치세 부담세액이 대폭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소득세의 경우는 부가가치세 과세자료를 기준으로 추계과세를 하는데 적자가 났더라도 그 사실을 인정받지 못하며 세액공제 등도 받지 못하므로 소득세 또한 신고한 경우보다 세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 각종 '제한'-재기의 '걸림돌'=폐업과 관련한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세금까지 체납한 상태라면 각종 제재가 뒤따른다. A씨의 경우처럼 '재기시도'자체가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세금 체납시 본인 명의의 사업자등록 신청 및 재산 취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체납자가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사업자등록증을 교부해 주기 전에 임차보증금 등을 압류하고 재산을 취득하더라도 체납자 소유재산인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압류해 공매처분 한다.
각종 행정규제도 뒤따른다. 체납세액이 5000만원 이상인 자에 대해 출국금지 또는 여권발급을 제한하며 체납세액 또는 결손금액이 500만원 이상인 자는 신용정보기관에 명단이 통보돼 금융거래에 제한을 받는다.
세금신고 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에도 각종 신고를 해둬야 불이익이 없다.
면허 또는 허가증이 있는 사업일 경우 당초 면허를 받은 기관에 폐업신고를 해야 면허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또한 사업자등록 폐업시 폐업증명을 받아 국민연금관리공단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해야 보험료가 조정돼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폐업을 하면서 세금신고를 하지 않으면 거액의 세금부과로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된다. 따라서 '마음의 여유'가 없더라도 신고는 해둬야 한다. 세금 낼 능력이 안되면 신고만이라도 반드시 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