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P&G, 英국세청에 승소..`과자' 아닌 `식품'으로 분류
17.5% 판매세 제외돼 가격인하 가능..국세청, 항소 움직임
기다란 원통형 캡에 담긴 파삭파삭하며 짭짤한 맛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감자 스낵 '프링글스'가 감자칩이 아니라는 판결이 영국에서 나왔다.
런던 고등법원은 지난 4일 프링글스 제조사인 미국 프록터 앤드 갬블(P&G)이 영국 국세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프링글스가 감자칩이 아니다"라고 판결해 원고측 손을 들어줬다.
영국에서는 감자칩이 과자류로 분류돼 17.5%에 달하는 판매세가 부과된다. 반면 식품으로 분류될 경우 판매세가 면제된다.
P&G는 프링글스가 감자칩이 아니라면서 그 근거로 "감자칩과 모양이 다르며 감자칩처럼 씹히지도 않고 감자칩 맛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제조법에서도 "감자칩은 감자 조각으로 만들어지는데 반해 프링글스는 감자 조각이 아닌 감자 반죽으로 구워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등법원은 P&G측의 이런 주장이 "타당하다"면서 프링글스 원료에서 감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42%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프링글스가 감자칩은 아니지만 '다른 무엇인지'는 규정하지 않았다.
반면 프링글스가 "감자를 주 원료로 해서 만들어진 엄연한 감자칩인만큼 과자이기 때문에 판매세 공제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영국 국세청은 고등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판결이 확정될 경우 P&G는 영국 내 프링글스 매출에서 수백만파운드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영국인은 프링글스를 지금보다 더 싸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한편 유럽연합(EU) 대법원격인 유럽 최고법원도 지난 4월 영국 국세청이 마크 앤드 스펜서에 지난 1971년부터 1994년까지 부과했던 판매세를 되돌려 주도록 판결했다.
최고법원은 국세청이 마크 앤드 스펜서의 초콜릿 케이크를 판매세 부과 대상인 비스킷으로 잘못 분류해 세금을 매겼다면서 이 같이 판결했다.
